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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에서 '학생'으로 자리바꾸기... 교수님들 AI수업 열공
강단에서 '학생'으로 자리바꾸기... 교수님들 AI수업 열공
  • 허정윤
  • 승인 2020.01.20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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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도 없어요!”... ‘우리 교수님‘은 AI 배운다
- 전공학과 넘어서 4차산업혁명 시대 교수역량 강화
(사진=호남대 교수학습개발원)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호남대 ICT 융합대학원 컴퓨터 컴퓨터실은 학구열로 뜨겁다. 학부생이나 대학원생들이 방학 중 계절학기나 연구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컴퓨터실을 가득 채운 수강생들은 바로 ‘교수’들이다.

호남대는 오는 신학기부터 전교생 AI(인공지능) 융합교육을 실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전교생 AI 융합인재 양성’이라는 학교의 비전을 이루기 위한 교육과정 개편안도 발표했다.

호남대 박상철 총장은 기존 학제를 탈피해 4차산업혁명형 인재에 양성에 중점을 둔다는 기조를 세웠다. 박 총장은 “전교생 AI 융합교육 시행을 앞두고 AI 기초교육과정 조기 안착과 교수역량 강화를 위해 겨울방학 기간임에도 교수진을 대상으로 특강을 마련했다”고 워크숍 개설의 취지를 밝혔다. 

호남대 교수 공동체는 각 전공 교육과정에 AI 교과목 의무 개설하고, 모든 학과에 AI연계(융합)전공을 개발하는 혁신을 진행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많은 대학에서 AI 교육을 위한 교수진을 새로이 충원하고, 이미 AI에 이해도가 높은 관련학과 교수들을 필두로 융합학과를 신설하는 움직임은 꾸준히 있었다. 호남대는 ‘AI 교수역량 강화 워크숍’을 1월과 2월에 걸쳐 개설하며 학생들에게만 AI 소양을 갖추라고 주문하지 않고, 교수가 먼저 해당 소양을 갖추기를 주문했다.

호남대는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4일 동안 R프로그램과 파이썬(Python)을 활용한 빅데이터 AI 기초 소양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은 IT/SW전문 기관인 광주 스마트미디어인재개발원(차준섭 원장)의 강사진이 맡았다. 

이런 학교의 노력에 개별 학과에서 최소 1명 이상, 41개 학과 총 90명의 교수가 응했다. 이 중에는 정년을 2~3년 정도 남겨둔 시니어 교수들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워크숍 관계자는 “어차피 몇 년 남지 않았다고 보고 참석이 없을 줄 알았는데 가장 적극적이셔서 놀랍다”고 말했다.

(사진=호남대)

언어치료학과 임경렬 교수는 “예전에 교수들끼리 독학으로 R프로그램을 공부했었는데 막힐 때마다 방법을 몰라 힘들었다”며 워크숍에서는 전담 강사가 바로 해결해줘서 학습 능률이 높다고 만족도를 표했다. 임 교수는 “특히 언어치료분야에서 휴대폰 디바이스를 비롯한 기계의 도움을 받는 치료를 많이 진행하는데, 그때 앱을 개발하거나 음성지능(STT, TTS)을 프로그램에 응용하면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고, “실제로 환자 정보를 많이 수집하고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이나 임상센터 같은 기관에서는 필요한 서비스를 파악하기 위해 유의미한 데이터 분석이 필수”라며 AI 역량강화 필요성에 공감했다. 언어치료학과의 경우는 어떤 교수가 다른 일정으로 자리를 비워도 그 수업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AI역량을 갖추기 위해, 학과 소속 총 5명의 교수가 전원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AI’라고 하면 떠오르는 과는 사실상 이공계나 일부 특수 개설 학과에 국한되거나, 학생들의 자율과 선택에 교과과정 구성을 맡기는 학교도 많다. 호남대는 이 같은 시류를 타파하기 위해 참여 교수 스스로 과에 국한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나의 학문에 빅데이터·AI를 적용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던지도록 유도했다.

영문학과 김미령 교수는 “AI가 소설도 쓰는 시대”라며 “인간이 수행할 수 있는 고유영역은 있지만, AI 빅데이터를 모르고서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한계가 올 거라는 생각을 했다”며 참석 이유를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수업을 위해서 왔다고 생각했는데, 참여해보니 내 안의 선입견이 깨지고 인문학적 사고력과 문화창조 선도력을 중점으로 학생들을 지도해야겠다는 인식이 정립됐다”고 말했다.

패션디자인학과 안광숙 교수 역시 “패션디자인학과는 옷을 제작하기도 하지만 결국 소비자 빅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할 때 작품성도 있고 재고도 남지 않는 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안 교수는 “한 번에 다 배우려고 하면 안 된다. 학교가 지원을 해줘서 좋고 계속 익숙해질 때까지 활용법을 연구하고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호남대 교수학술개발원)
(사진=호남대 교수학습개발원)

호남대 교수학습개발원장 장윤경 교수(간호학과)는 “반복 학습이 가능하도록 강의를 촬영·편집해 호남대 지식공유플랫폼인 ‘WISE HUB’에 동영상 강좌를 올릴 것”이라고 공지했다.

장 원장은 “워크숍 강사로 활동한 이은비 씨와 박병관 씨는 호남대를 졸업한 AI 전문가로 옛 학생이 다시 스승에게 지식을 전하기도 해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광주광역시는 지난해 1월 ‘인공지능(AI)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 사업으로 신청해 국가사업으로 확정한 바 있다. 광주의 대학들 역시 AI 교육에 박차를 가하는 환경이 조성됨과 동시에 AI 중요성을 인지하고 역량 강화를 위해 힘쓰는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호남대도 1차 워크숍에 이은 2차 워크숍으로 오는 2월 3일부터 4일까지 중급 빅데이터 분석교육을 시행한다. 호남대 교수학습개발원은 이미 40여 명의 교수가 신청한 상태고 추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정윤 기자 verit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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