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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으로 다시 힘차게 여는 2020년
평생학습으로 다시 힘차게 여는 2020년
  • 교수신문
  • 승인 2020.01.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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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윤여각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으로서 평생학습을 강조하는 문건을 볼 때마다 한 편으로는 기쁘고, 다른 한 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기뻤던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건에 담을 만큼 평생학습에 대한 사유가 일반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평생학습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와 실천으로 이어지는 흐름에는 막힘이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학부모의 신분이든, 지역주민의 신분이든, 또는 교육전문가의 신분이든 지역에서 학습의 흐름에 주목하고 그 흐름에 어떤 막힘이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풀어내는 것을 지역의 의제로 제안하고 함께 논의하고 방안을 마련해서 실행의 물꼬를 트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학교를 넘어서서 교육조직이 아닌 다른 조직으로, 그리고 지역에서 각각의 사람을 넘어서서 다양한 조직 단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어떤 조직의 문건에서든 평생학습이 언급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한 양태일 것입니다.

어떤 조직에서든 추구하는 비전이 있고,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목표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이 있습니다. 비전과 목표에는 인식의 수렴이 필요하고, 사업에는 역량의 향상이 필요합니다. 인식의 수렴과 역량의 향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바로 학습입니다. 그런데 조직에서 인식의 수렴에 대해서는 조직원이 의당 그렇게 할 것으로 전제하는 경향이 있고, 역량의 향상에 대해서는 조직원 각자에게 일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조직원은 조직의 비전과 목표를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은 별도로 마련되어야 하고, 여기서 조직원 각자의 학습 및 조직원들 간의 학습이 필요합니다. 사업을 수행하는 조직원의 역량은 지속적으로 향상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고, 결과적으로 조직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사업을 수행하는 역량은 사업을 수행하는 가운데 향상되는데, 여기에도 특별히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노력은 바로 학습하는 노력입니다. 이러한 학습을 조직원 각자 스스로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게 하기 힘든 여건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조직 차원에서도 구성원 각자에게 필요한 학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조직에서는 궁극적으로 사업의 성과를 내야 하겠지만, 조직 내부에서 학습이 막힘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습이 학교에서만 이루어진다는 생각에서는 이미 벗어났습니다. 실제로 학습은 평생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평생학습이 중요하다는 선언을 넘어서서 일상에서 평생에 걸쳐 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수준에서 여건을 마련하는 세세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 중 하나가 일정 기간 학교를 중심으로 정착시킨 공교육을 평생의 시점에서 장소나 조직과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공교육으로 확장하는 것입니다. 2020년에는 학교 중심의 공교육체제를 평생공교육체제로 전환해 나가는 정책이 좀 더 내실 있게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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