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8-03 18:44 (월)
2020년은 교수가 교수답게 사는 원년이 되기를
2020년은 교수가 교수답게 사는 원년이 되기를
  • 교수신문
  • 승인 2020.01.03 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년사] 박정원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상지대학교 교수)

올해부터 새로 전국교수노동조합(이하 교수노조)의 제11대 위원장을 맡게 되었다. 지난 18년간 교수노조는 법외노조로서 많은 일을 해냈다. 계속되는 교권침해에 적극 대응하였고, 비정년트랙 교원들과 시간강사들의 지위향상 투쟁을 지원하였으며, 개별대학의 대학민주화투쟁 지원은 물론 국립대법인화 반대투쟁과 사립학교법 개정운동 등 고등교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했다. 그간 악명 높던 비리사학들이 속속 새 출발했고, 새로운 판례들이 생겨났으며, 취업후상환 학자금대출제도가 입안되는 등 가시적 성과가 적지 않았다. 이 모두가 법적지위 없이도 이뤄낸 일들이다. 

이제 교수노조는 합법화의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작년 8월30일에 있었던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서, 교수노조 18년 투쟁의 당당한 성과물이다. 

경자년에 진심으로 이뤄지길 바라는 목표가 몇 가지 있다. 

첫째, 대한민국 모든 교수들의 임금과 근로조건이 안정되어, 교육·연구·봉사에 전념하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최근 교수들의 임금과 근로조건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에 있어,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시간강사들과 비정년트랙교수들의 임금과 근로조건이 너무 열악하여 헌법재판소도 결정문에서 교수의 노동조합결성권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근거로 제시한 바 있다. 이들은 신분도 불안정하지만, 임금 역시 갓 졸업한 제자의 초봉보다도 낮은 경우가 많다. 이런 차별적 제도는 당사자의 삶을 힘들게 할뿐 아니라, 나라의 학문적 기초까지 흔들고 있다. 교수사회가 여기에 시선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둘째, 문재인정부가 고등교육에 관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공약을 지켰으면 좋겠다. 특히, 공영형 사립대학의 운영은 대학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의미에서 중요하며, 이미 준(準)기업화된 사립대학들을 정상화하는데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 공약을 포기하지 말고 꼭 지켜주기를 바란다. 공영형 사립대학을 반대한다고 알려진 경제 관료들의 편협한 시각에도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알고 보면, 공영형 사립대학의 운영은 지방소멸에 대한 대응책으로서도 그 어떤 정책보다 훌륭하다. 총400여개의 고등교육기관을 지원할 내년도 예산이 겨우 10조8천억 원인 상황에서 골목미화사업 등 도시재생에 연평균 10조원씩 지출하는 것을 지켜보는 대학인들은 한숨을 금할 길이 없다. 

셋째, 대학교육에서 상업주의가 물러가고 교육민주주의가 확고해 졌으면 좋겠다. 평가에 대비한 대학운영과 취업률 중심의 대학구조조정은 대학과 학문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대학 간 특성이 사라지고, 모든 대학들이 모두 유사한 학문편제를 갖게 된 것은 결국 대학평가의 산물이다. 돈이 되는 학문만 인정하는 이런 어리석은 시대가 어디 있었던가? 구성원들의 참여 하에 많은 대학에서 총장직선제가 정착되고, 정관과 학칙이 민주적으로 개정되어 대학자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끝으로, 국회와 정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승복하여 속히 교원노조법을 개정하길 강력히 촉구하며 또 기대한다. 헌재 결정문을 존중하여 모든 명칭의 교수들이 차별 없이 교수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아울러 교육당국과 사학법인연합회 등 사용자들이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도록 교수노조의 노동3권이 정상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그래서 교수가 교수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곧 왔으면 하고 소망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