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교수 조언으로 대학 발전기금 기탁 결정
“장학금 혜택 등으로 다시 학생들에게 돌아와”
지난 2019년 12월 30일 조선대학교 발전기금 담당자 앞으로 조선대학교 재학생 한명이 찾아왔다. 그는 수줍게 “발전기금을 기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학생이 발전기금을 기탁하는 일은 생소한 사례라 담당자와 더불어 사무실에 있던 대학 관계자들이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발전기금 기탁 서류에 서명한 이는 행정복지학부 김연정(3학년·여) 학생이다.
김연정 학생은 조선대학교 사회과학대학 내 봉사동아리 ‘해오름’의 회장이었다.
봉사동아리 ‘해오름’은 창단 20년의 역사가 깊은 봉사동아리다. 동아리 회원들은 대부분 행정복지학부 소속이며, 회원들은 병원과 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도 하고 복지 관련 전공 실무경험도 쌓을 수 있는 동아리였다. 그러나 최근 동아리 회원들의 저조한 활동과 신입 회원 모집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해단하게 됐다.
김연정 학생은 “요즘 회원들의 개인 대내외 활동과 학업으로 인해 동아리를 통해 봉사활동을 하는 일이 줄었다”면서 “몇 년간 신입회원 모집도 여의치 않아 안타깝게도 해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연정 학생 등 ‘해오름’의 회원들은 동아리를 해단하면서 남은 운영비 53여 만원을 어떻게 소진해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보통 해단식 겸 회식을 하면서 소진하기 마련이지만, ‘해오름’의 회원들은 봉사동아리답게 작은 금액이라도 사회를 위한 기부를 고민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던 중 동아리의 지도교수인 이민창 행정복지학부 교수의 제안으로 남은 운영비를 학교 발전기금으로 기탁하기로 결정했다.
김연정 학생은 “학교가 발전기금을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장학금을 수여하는데 사용하기 때문에, 결국 우리가 기부한 금액이 우리 학우에게 돌아오는 선순환이 될 거라고 교수님이 말씀하셨다”면서 “이에 동의해서 발전기금을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연정 학생은 이어 “20년 동안 선배들이 꾸려온 동아리를 해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간 동아리 ‘해오름’을 사랑해주시고 응원해 준 선후배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오늘 전한 기부금이 도움이 필요한 학우에게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