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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금오신화
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금오신화
  • 교수신문
  • 승인 2019.12.3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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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의 탄생은, 김시습의 경험과 상상 등 내적 요소에 외부의 문화 충격이 더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외부의 문화 충격이란 명나라에서 간행된 전등신화의 전래였다. ‘등불 심지를 잘라 가며 읽는 새로운 이야기전등신화. 어두운 밤 등불을 밝혀 책을 읽다 보면 심지가 타들어 가면서 점차 빛이 약해진다. 이때 심지를 잘라 다시 불빛을 돋워 가며 밤새 읽을 만큼 흥미를 자극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김시습은 이 책을 읽은 뒤 제전등신화후(題剪燈新話後)라는 시로 자신의 감상을 남겼다. 여기서 그는 구름 같은 변화’, ‘물고기와 용의 날뜀’, ‘정신을 아득하게 하는 허깨비의 종적같은 표현으로 전등신화의 환상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다. 그는 이 책을 읽고 평생 가슴에 억눌러 온 울분이 풀리고 후련해짐을 느꼈다. 울분으로 가득 찬 현실을 살았던 그가 환상으로 가득 찬 전등신화를 즐겁게 읽고, 그 내용을 빌려와 자신의 울분을 토로하고 싶어 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닐까.

우여곡절이 많았던 김시습의 삶만큼이나 금오신화의 간행과 전승도 순탄치 않았다. 금오신화지봉유설(1614)까지 서너 차례 제목만 보일 뿐, 조선의 독서계에서 그 자취가 그리 많지 않다. 17세기 전반까지는 조선에서도 금오신화가 전해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짐작될 뿐이다. 17세기 이후 조선에서는 금오신화라는 제목 자체가 종적을 감춘다. 반면 임란 이후 일본으로 건너간 금오신화1653년 이래 여러 차례 간행되었다. 그리고 1884년 간본이 1927년 최남선에 의해 역수입되어 한국에 널리 보급되었다.

기약 없는 삶과 양생의 실존 만복사저포기만복사 부처님과의 윷놀이 내기, 금기의 벽을 엿보고[] 넘다[] 이생규장전이생이 담장 틈에서 만난 세상, 함께 시를 이야기할 만한 사람과의 만남 취유부벽정기술에 취해 부벽정에서 노닐다, 신념과 의혹, 소설의 여행 남염부주지남염부주 보고서,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용궁부연록용궁 잔치에 초대받다등 다섯 편의 소설과 각 작품에 대한 특색 있는 해설이 읽는 재미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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