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8:05 (금)
“국내파가 간다” 국내대학 박사 학위자의 해외 교수 임용 성공사례늘어
“국내파가 간다” 국내대학 박사 학위자의 해외 교수 임용 성공사례늘어
  • 강대한
  • 승인 2019.12.20 0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박사 취득→해외 교수 임용’ 기존 관례 역주행 사례 잇따라
“대학별 수요에 맞춘 특성화 전략 중요…국제무대에서 성장해야”
연도별 신진박사 대상 해외취업, 이주 계획 응답(출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사조사])
연도별 신진박사 대상 해외취업, 이주 계획 응답(출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사조사])

국내에서 박사를 취득한 신진학자들이 해외에서 교수에 임용되는 해외 진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주로 해외에서 박사를 취득한 뒤 국내 대학의 교수에 임용되던 사회 분위기를 역주행하는 현상이다.
과거에는 박사 인재의 해외 유출을 걱정하는 시각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정부에서도 해외취업을 장려하고 있고, 국내 신진 박사들 사이에서도 해외로 진로를 알아보겠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자료를 통해 해외 진출에 관한 국내 신진 박사들의 의견과 최근 해외 교수로 임용된 실제 사례들을 알아본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발행하는 <박사조사>에 따르면, 매년 학위를 취득하는 신진박사 대상으로 향후 진로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 결과 국내보다는 해외로 취업 및 이주할 계획이 있는 응답자들이 상당수 존재했다.
해외 진출 경향은 30대 미만의 젊은 박사들이 가장 높은 편이었으며, 30대 초 중반 연령대가 뒤를 이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해외보다는 국내 근무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컸다.
2018년 기준 해외 진출의 주된 이유로는 박사 후 연구과정(Postdoc)이 가장 높았고(52.2%), 취업 및 전 직장 복귀가 뒤를 이었다(13.7%). 국가별로는 미국(42.3%), 중국(23.8%) 순으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박사 후 연구과정 뿐만 아니라 교수에 임용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신진박사 개개인의 연구역량이 뛰어나서도 있겠지만, 국내대학도 그동안 교육환경(교수진, 데이터베이스 등 인프라)을 크게 향상시켰다. 국격 또한 신장되어 국제사회의 아젠다(Agenda)를 주도하는 주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여러 요인들이 좋은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국가이미지가 좋은 지금이 기회다.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는 신진박사, 또는 해외 교수직 관련 정보가 필요한 독자를 위해 성공 사례를 제공한다.
서울대 박보경 박사는 2019년 경영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 박사는 이어 지난 8월 대만의 NTU(National Taiwan University)대의 경영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박 박사의 경우 임용에 있어 졸업논문과 추천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울대 기획처 홍보팀은 "박 박사는 논문의 잠재성을 인정받고, 제출한 교수진의 추천서를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나치게 기본적인 평가라 생각할 수 있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합리적이다. 신진박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족한 연구실적보다는 졸업논문을 통해 연구 분야 및 향후 잠재력이 주요 평가 대상이 된다. 때문에 자신의 연구 분야와 잘 어울리는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
KAIST 경영공학과 박사과정은 매년 해외대학 교수를 배출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5·2016년에는 박사과정중 3명씩, 2017·2018년에는 6명씩 해외대학에 교수로 임용됐다.
2018년에는 KAIST 경영공학부의 권혁구·김병기·조혜진 등 박사 6명은 싱가폴-난양공대, 호주-퀸즐랜드 공립대, 미국-뉴욕 주립대 등 해외 유명대학에 임용됐다. KAIST에 따르면 경영공학과의 해외진출 주요 전략은 동문 네트워크이다. 먼저 졸업후 해외에 진출해있는 선배들이 후배들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대학에서 중요시 보는 부분(Business funding 등), 학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연구 트렌드, 이력서 등 서류준비까지 도움의 범주는 다양했다.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의 경우 한 연구실에서 연속으로 미국대학에 교수로 임용됐다. 非상경·이공계 학과에서는 이례적이다.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현순 지도교수의 연구실에서는 2017년 7월 임명옥 박사, 2019년 8월에는 박가인 박사가 각각 미국-로욜라 대학(시카고), 미국-뉴멕시코 주립대에 임용됐다.
당시 성균관대 기획홍보팀은 "미국 대학 진출을 위해서는 지역특성을 이해한 뒤 준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임명옥 교수는 미국 지도를 놓고 민주당 우세지역 중 대도시만을 선별했다. 20년간 컨설팅회사 경력을 높게 평가해주며, 동양인에 대한 편견이 없는 실력주의 대학을 특별히 고르기 위해서다.
박가인 교수가 재직 중인 뉴멕시코 주립대 또한 히스패닉계가 50%이상으로 인종·여성에 대한 차별이 적다. 박가인 교수는 국제학회에 참석한 경험도 많다. 처음 미국언론교육학회(AEJMC)에서 채용 공고를 발견한 것도 평소 교류가 잦았기 때문이다. 참여경비는 BK21플러스를 통해 지원받았다.
국내 신진박사가 해외로 진출하는 현상에 대해 광운대 로봇학부 김진모 교수는“국내 대학은 더 이상 교수를 채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정난이 심하다”며“교수로 채용되어도 연봉이 낮은편”라고 평했다. 그러나 김교수는“국내에서 수학한 인재가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성장과정”이라며 격려했다.

강대한 기자 gamma9899@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