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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치유를 위해 음악과 의학을 결합하다
환자 치유를 위해 음악과 의학을 결합하다
  • 교수신문
  • 승인 2019.11.2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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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뮤직톡 Music Talk
김형준/경영&뮤직컨설턴트
한국안전코칭진흥원 부원장
M&P 챔버오케스트라 고문
사진출처: 픽사베이
사진출처: 픽사베이

미국 인디아나 의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음악가 출신 두 젊은이가 금년 6월 18일 Neurology Times에 음악치유에 관한 글을 게재하였다. 게재된 글을 통해 이들의 활동과 실제 음악치유 경험 및 포부를 살펴본다.

인디아나대학교 Jacobs School of Music 졸업생들은 대부분 세계 저명 음악단체에 들어간다. 두 젊은이는 이곳 과정을 마친 후 독특하게 Wake Forest School of Medicine (WFSOM)에 들어가 의학 공부를 시작하였다. 의학은 과학과 수학의 보편적인 언어에 의존하는데, 이 두 사람은 음악이란 언어를 의학과 연계시키는데 열정을 쏟았다.

이들의 열정은 인디아나 음대 학위 취득을 위해 노력하던 시기에 이미 시작되었다. 외상성 뇌손상, 뇌졸중, 알츠하이머, 호스피스 환자들의 회복을 돕기 위해 음악연주 및 활동방안을 구상하였다. WFSOM에 입학했을 때 이들의 관심을 적극 도와줄 기관이 있음을 알고 크게 기뻤다. 입학 첫해 학교 웰니스위원회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음악봉사위원회를 결성하였다. 

음악봉사위원회 출범 후 여러 기관에서 환자 치료도구로 음악을 활용하였는데, 브레너즈 아동병원, 종합 암센터, 고령화 통증센터, 물질중독 치료프로그램 등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치매환자 센터에서 거둔 것. 상당수 환자가 인지적으로 심하게 손상되어 가족, 친구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절반 가까이 말을 하지 않으며 단지 몇 단어만 말할 정도였다. 

두 음악가는 환자들을 참여시키고자 ‘You are my sunshine’ 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1939년에 씌어진 이 노래는 당시 크게 히트하였으며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노래다. 많은 환자들이 멜로디에 따라 노래하기 시작했다. 일부 여성 환자들이 즉흥적으로 여성합창단을 만들고 남자들은 5인조 남성중창단을 만들어 화음을 붙여가며 함께 노래했다.

이곳 환자들에게 일어난 변화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늘 의자에 깊숙이 파묻혀 있던 환자들이 바른 자세로 앉고, 일어서서 두 연주자가 있는 곳으로 걸어와 꼭 안아주고, 다른 환자는 열렬하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참석했던 치매환자들이 그날 이후 웃고, 울고 춤추고자 하였다. 환자들로부터 많은 요청을 받았고 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였다. 

마치 음악이 즉각 개입한 것처럼 보였다. 음악을 듣는 사람의 내면에 무엇인가를 다시 살려내고 젊어지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81세의 은퇴 간호사 할머니가 화사한 색조의 에이라인 스커트를 입고, 발가락이 보이는 구두를 신고, 베레모를 쓰고, 붉은 립스틱에 파우더를 바른 얼굴로 춤을 추는 모습을 보였다. 88세 전직 교사 할아버지가 갈색 정장바지를 입고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챙 넓은 모자를 쓰고 럭키 스트라이크 담배를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마치 음악이 환자들의 타임머신이 되어 일생 최고의 날로 되돌아가는 것 같았다.

“이 노래는 우리 결혼식에서 연주되었지, 당신 기억나지?” 은퇴 간호사 할머니가 55년을 같이한 남편을 사랑스럽게 쳐다보며 말한다. “고등학교 무도회에서 네 엄마와 춤을 추며 황홀해서 기절할 뻔 했지” 전직 교사 할아버지가 그의 딸에게 이야기 한다. 그의 딸은 아버지가 오래전의 매력을 되찾는 모습을 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음악이 치료로 쓰일 수 있다는 생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2차 세계대전에서 다친 군인들을 치료하는데 뿌리가 있다. 미 육군은 1945년 병사들의 사회복귀 프로그램에서 음악을 활용하는 최초의 연구를 수행하였다. 음악치료가 학위 커리큘럼으로 채택된 것은 이 무렵이며 지금은 미국에서 음악치료 학위를 수여하는 대학이 80여 곳이 넘는다. 

의학전문가들이 환자를 돌보는데 창조적이고 다양한 방식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음악이 환자 치유에 효과를 발휘하도록 다각도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코커런 리뷰’지는 우울증, 스트레스, 불안, 치매, 자페증, 조현병 등의 환자들에게 음악치료 효과가 크게 있음을 강조하는 여러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음악치료가 널리 쓰이게 되려면 잘 훈련된 음악치료사를 많이 양성해야 한다. 이들은 음악봉사위원회를 통하여 치료방식으로 음악을 더 활용하고 잘 훈련된 음악치료사를 많이 배출하여 미국 전역의 메디컬센터와 연계시키고자 한다. 

또한 의사 경력을 쌓아가면서 음악 경험을 살려 음악이 환자치료에 활용되기를 희망하며, 이를 통해 환자를 돌보는 능력이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음악치료는 예술과 과학의 교차점에 있다. 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기술(Skill)을 의학 분야에서도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 

시인 롱펠로우가 음악은 인류의 보편적인 언어라고 하였다. 이들은 예술과 과학을 결합시키는 새로운 세대의 구성원으로서 더 나은 치유효과를 창출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들 두 젊은이의 순수한 열정이 결실을 맺어 세계 음악치유 역사에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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