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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32- 방동사니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32- 방동사니
  • 교수신문
  • 승인 2019.11.1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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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사롭지 않은 한해살이풀, 방동사니
강원대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밭에다 파(대파, Allium fistulosum)씨를 한 해에 두 번씩 뿌린다. 이른 봄에 배게 뿌린 다음, 7월경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너 포기씩 모아 옮겨 심으니 가을 김장용으로 안성맞춤이다. 또 한 번은 10월쯤에 뿌려 어린 파로 겨울나기를 하고, 이듬해 늦봄과 여름에 뽑아먹는다. 

우리 집에서는 국물을 내고 하느라 파를 많이 쓰는 편인지라 대파가 차지하는 밭뙈기 면적이 총중에 제일 넓은 축에 든다. 그리고 내가 부치는(농사를 짓는) 여러 밭곡식채소들 중에서 그래도 집사람한테서 대접받는 대파는 내 체면을 세워 주는 으뜸채소다. 

무슨 말인고 하니 내 밭에서 나는 야채들은 하나같이 시장에서 파는 것에 비해 모두 잎줄기가 세고, 농약을 철저히 금하기에 벌레가 먹어 구멍이 숭숭한 것이 지지리 못나고 허접스런 탓이다. 집사람도 농약 안치는 걸 알기에 괄시나 타박을 삼간다. 푸대접을 하고 싶지만 참고 괜찮은 척하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누가 무어라 해도 밭농사를 짓는 것이 그리도 재미가 있으니…,못 말린다는 말이 맞다.

그런데 파밭에 나는 잡초가 예사롭지 않다. 개비름과 바랭이 따위는 이 동네 저 동네 안 나는 곳이 없지만 방동사니는 색다르게도 파밭에만 특별나게 설치니, 대파와 방동사니는 서로 궁합이 맞는 모양이다. 오늘도 파밭의 방동사니 잡느라 허리가 내 허리가 아니다.

방동사니. 사진출처: 위키백과

방동사니(Cyperus amuricus)는 사초과(莎草科)의 한해살이풀로 왕골과 비슷하고, 잎이 뿌리에서 나오며, 특이한 냄새가 난다. 방동사니는 전국적으로 자생하고, 농촌들녘(밭가), 길가에 난다. 뻣뻣한 줄기는 곧추서고, 뿌리는 수염뿌리로 모여 나며(총생,叢生), 잎은 향이 있고, 끝이 좁아지면서 처지고, 잎집(옆초)은 줄기를 감싼다.

외떡잎식물로 들이나 밭에서 흔히 자라는 1년생 잡초로서 키는 10~60cm 정도이다. 줄기와 잎 안에는 공기가 통하는 관이 있고, 줄기의 단면은 삼각형이며, 잎은 3열로 배열되는데 그 밑 부분은 통 모양으로 합쳐져 꼬투리가 된다. 한국 원산으로 일본, 타이완,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열매는 거꿀계란형(도란형,倒卵形)이고, 모가 3개 나있으며, 흑갈색이다. 잎과 꽃줄기는 기침을 그치게 하고, 쌓인 가래를 제거해주는 진해거담제(鎭咳祛痰劑)로 쓰기도 한다.    8~10월에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나오고, 가지가 갈라지며, 갈색의 작은 이삭이 많이 달린다. 이삭은 줄 모양으로 10~20개의 꽃이 열리고, 2개의 수술과 끝이 3개로 갈라진 암술대가 있다. 10~11월에 익는 열매에는 검은색 반점이 있다.

뿌리줄기를 먹기도 하고, 잎이나 줄기로 바구니나 모자 등을 만들며, 장식용이나 약용으로 쓰는 종도 있다. 전 세계에 약 90속 5,500여 종이 있고, 한국에는 13속 233종이 있으며, 특히 습한 곳에 주로 분포한다.

방동사니 특징을 간단히 요약한다. 방동사니는 방동사니과에 딸린 한해살이풀이다. 왕골처럼 좁은 잎이 길게 자라며, 여름에 삼각형 모양의 줄기가 30~40cm쯤 자란다. 줄기는 매끄럽고 윤이 나고,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가지 끝에 황갈색의 작은 꽃이 이삭처럼 모여 핀다. 밭에 나는 잡초들 중에서 꽃이 피는 시기(花期)가 구시월로 국화과식물을 빼고는 제일 늦은 편이다. 

사실 뭍에 나는 방동사니와 물에 사는 왕골은 사는 곳을 제하고는 서로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닮았다. 다시 말해서 왕골(Cyperus exaltatus)은 방동사니와 같은 속(屬,genus)으로 서로 계통학적유연관계(phylogenetic relationship)가 아주 가까운 종이다. 

왕골은 사초과의 한해살이풀로 높이는 1.5m 정도로 방동사니보다 훨씬 키가 크다. 잎은 뿌리에서 뭉쳐나고, 좁고 길쭉하다. 줄기를 자른 斷面이 삼각형으로 질기고 강하여 돗자리, 방석 따위를 만드는 데 쓰인다. 한국과 일본, 열대와 온대지방에 분포한다.

왕골을 왕굴, 완초(莞草)라고 하고, 열대지방에서는 겨울이 되면 줄기는 말라 죽고 뿌리만 살았다가 이듬해 봄에 새로 움이 돋는 숙근성(宿根性)이고, 온대지방에서는 1년생 내지 2년생 초본식물로 원래부터 물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언제나 논에서 재배한다.

줄기 속은 사이사이에 큰 틈이 있기 때문에 줄기에 탄력이 있다. 그래서 왕골은 우리나라 특유의 공예작물로서 강화도 및 교동도의 왕골재배와 대자리 만들기(제연업,製筵業)는 옛날부터 유명하다. 왕골은 쪼갠 줄기를 건조하여 왕골돗자리, 화방석(花方席), 모자 따위를 만들고, 속은 말려서 신발, 바구니, 노끈 등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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