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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이것이 인생’
‘여자’를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이것이 인생’
  • 교수신문
  • 승인 2019.11.0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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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시대 여성의 사회적 조건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의 삶 자체를 통찰하는 작품

어느 인생
저자 기 드 모파상|역자 백선희|새움 | 페이지 384

『여자의 일생』이 아니라 『어느 인생』을 읽는다면, 단지 한 여자의 불행한 삶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인생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혜성처럼 문학의 삶에 들어와 벼락처럼 떠난” 모파상은 불과 10년이라는 짧은 문단 생활에서 단편소설 약 300편을 쓰는 등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했다. 시력 장애와 척추 통증, 전신마비증세 등의 지독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집요할 정도로 작품 집필에 매달렸다. 심리적 사실주의의 대표 작가 헨리 제임스는 모파상을 “길 위의 사자”에 비유하며, 같은 길을 걸으려는 이들은 모파상을 피해 돌아가거나 다른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파상의 첫 장편소설 『여자의 일생』에 덧붙은 부제는 ‘초라한 진실’이다. 모파상은 한 여성의 삶을 통해 인생 전반에 대한 그만의 통찰을, 삶의 ‘초라한 진실’을 보여 주려 한 것으로 읽힌다. 그러니까 흔히들 말하듯이, 이 작품에서 19세기에 한 여성이 혹은 여성 전체가 산 불행한 삶을 읽을 수도 있겠으나, 저자의 시각은 그보다 더 본질적인 차원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이 특정 시대 여성의 사회적 조건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의 삶 자체를 통찰하는 작품이라는 얘기다. 한마디로, 이 작품을 통해 모파상이 말하려는 건, ‘보라, 이 여자의 일생을’이라기보다는, ‘보라, 이것이 인생이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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