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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여섯 명의 한기씨 | 저자 이만교|문학동네 | 페이지 204
예순여섯 명의 한기씨 | 저자 이만교|문학동네 | 페이지 204
  • 교수신문
  • 승인 2019.10.2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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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10주년을 맞이한 올해, 이만교는 많은 사람이 잊고 있던 사건을 끄집어내 재조명한다. 안타까운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그날의 멈춤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고, 오히려 그날에 대한 기억을 애써 외면함으로써 자신의 것을 보전하는 데 급급한 것은 아닌지 날카롭게 되묻는다.

다만 작가는 어둡고 절망적인 분위기가 아닌 특유의 간결하고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소설적 긴장과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한기씨의 정체를 특정하지 않고 끝내 그의 시신마저 사라지게 만들면서, 마지막까지 마음을 졸이며 소설을 읽도록 만드는 추리소설적 설정도 흥미롭다. 오랜만에 만나는 그의 신작이 이토록 섬세하고 활달하다는 것은 그가 현실의 문제와 소설쓰기에서 한순간도 멀어지지 않았음을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이 소설이 자주 소외되곤 하는 재개발 현장의 현실을 르포로도 손색없을 현장감 있는 언어로 되살려내고, 동시에 용산 참사의 진실을 다시금 되새겨보게 하는 보기 드문 성취를 이룬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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