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들의 ‘조상신’ 이야기 : 저자 박경석, 인천대 중국학술원 중국·화교문화연구소|한울아카데미 | 페이지 232
중국에서 수많은 ‘행업신’ 숭배가 생겨난 이유는 대개의 다른 민간신앙이 그렇듯이 사회적·자연적 압박 가운데 정신적 위안을 얻기 위함이었다. 신령을 찾아 복을 기원하고 보호를 요청함으로써 정서적 안정을 기할 수 있었던 것이다. ‘행업신’은 기본적으로 해당 업종의 정신적 지주이자 복을 비는(祈福) 대상이었다.
또한, ‘행업신’ 숭배는 해당 업종 종사자의 자긍심을 높이고, 해당 업종의 사회적 위신과 지위를 높이는 작용을 했다. 전통적으로 ‘행업신’의 위신과 지위는 바로 해당 업종의 위신 및 지위와 직결되었기 때문에, 해당 업종의 종사자들은 ‘행업신’을 통해 스스로를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요컨대, 조상신을 채택할 때 가급적 여러 사람들의 주목과 존경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을 선택했다. 조상신으로 정착된 이후에는 자기들이 섬기는 ‘행업신’을 가급적 치켜세우고 뽐내는 활동을 지속했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동업의 조상신 숭배가 개혁·개방 이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이처럼 동업의 조상신을 숭배하는 행위는 민간신앙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서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중국 전통문화의 다양한 요소가 내포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동업 조상신 숭배에 관한 사적(事迹)을 통해 수많은 신령이 어떤 맥락에서 해당 업종의 조상신이 되었는지를 설명할 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문화코드를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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