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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벨리우스 ‘핀라디아‘가 핀란드를 위대하게 했다
시벨리우스 ‘핀라디아‘가 핀란드를 위대하게 했다
  • 교수신문
  • 승인 2019.10.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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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뮤직톡 Music Talk
오늘의 톡 : 음악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얼마나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김형준/경영&뮤직컨설턴트
한국안전코칭진흥원 부원장
M&P 챔버오케스트라 고문
음악의 힘이 어떻게 수십만 명의 삶을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엘 시스테마’의 포스터.
음악의 힘이 어떻게 수십만 명의 삶을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엘 시스테마’의 포스터.

국어사전에 ‘변화하다‘를 “사물의 성질, 모양, 상태 따위가 바뀌어 달라지다”라고 정의한다. 위의 질문의 답은 “음악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고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변화를 개인단위와 조직단위로 나누어 살펴보자. 개인이 모여 조직 (국가, 사회, 기업 등)을 이루고 또한 세계의 일원이 된다. 개인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마땅하다. 개인이 급작스런 변화 (회사 그만두는 것 등)를 맞게 되면 DADA 과정, 즉 <Denial, Anger, Depression, Acceptance)> 네 단계를 거친다. 세 단계 극복 후 네 번째 수용단계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데 이 단계에 이르지 못하면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가 어렵게 된다. 이러한 극복 과정에 음악이 크게 작용한다.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 음악 감상과 연주활동(합창, 기악 등)을 통해 조기에 극복할 수 있다. 

음악이 국가 및 사회에도 커다란 영향을 준다. 해외 스포츠경기 시상식 때 나라별 국가가 연주되고, 학교마다 교가가 있다. 음악은 집단 구성원의 마음을 결집시키는 대표적 상징이다. 핀란드는 약 6백년간 외세 지배를 받았으나 오늘날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시벨리우스 작곡 ‘핀라디아‘이다. 연주시간이 약 8분 정도 되는 이 곡은 국가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투쟁과 평화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핀란드 국민들은 이 곡을 통해 용기를 가지게 되고 마음을 결집시킬 수 있었다.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중 ‘노예들의 합창’은 제2의 국가로 불릴 정도로 이태리 국민들을 결속시킨다. 바그너는 독일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였고, 비제는 ‘카르멘’을 작곡하여 프랑스 오페라의 위상을 높였다.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는 입센의 극시 ‘페르귄트’를 음악으로 만들어 관광객의 발길을 이곳으로 모이게 한다 (‘솔베이지의 노래’가 여기에 나옴). 오스트리아 잘쯔부르크는 모차르트가 타지에서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출생한 것만으로도 관광객이 넘쳐난다 (모차르트는 6세 전후부터 10여년 이상 타국에서 음악공부와 음악활동을 함).

음악이 사회개혁의 일환으로 활용된 대표 사례는 베네주엘라 엘시스테마(음악교육재단)이다. 경제학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는 1975년 지하차고에서 음악을 통한 사회개혁을 추진하였다. 위험과 범죄에 노출된 가난한 아이들에게 클래식 음악에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을 구제하여 문화적 차별, 소외, 빈부 격차를 좁히고자 하였다. 초기에 아이들을 모집하여 악기를 나누어 주고 악기를 가져오면 음악을 가르쳐 주겠다고 했는데, 전과5범의 아이를 포함 11명의 아이들 모두 시장에 내다 팔지 않고 돌아와 참여하였다. 클라우디오 아바도, 사이먼 래틀, 한국의 곽승 등 최고 지휘자들이 격려하며 도와주었고, 이곳에서 배운 아이들 중 구스타보 두다멜은 LA필하모닉을 이끄는 세계적 지휘자가 되었다(내한 공연도 함).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를 추진, 강원도 평창군 계촌에 별빛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집중력이 향상되고 자부심, 자존감을 가지게 되어 일상생활이 달라졌으며, 학생, 학부모, 마을 전체 주민의 행복이 증진되었다. 음악은 정신적 풍요를 가져다주고 창의성을 선물하므로 바로 이것이 ‘음악의 힘이다 (한예종, 김봉렬 총장). 여타 지자체에서도 이와 유사한 여러 가지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프랑스의 초등학교 합창수업 정규교육화 (2018. 9월부터 시작)와 관련, 합창의 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파리 13구 귀스타브, 플로베르중학교에서는 2010년부터 합창수업을 하고 있는데 효과가 대단하다. 2017. 12월 합창발표회 후 단원 사브리나 (당시 13세)는 “합창하기 전에는 사람들 앞에 나서길 싫어했는데 합창 이후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다. 학생들은 합창을 통해 발성법을 배우며 자신감, 성취감을 느끼고, 여러 목소리를 모아 하나의 음악으로 탄생시키는 즐거움, 결속력을 키우고, 학업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어 삶의 균형을 찾고, 영어, 독어 등 외국 노래를 부르며 외국어에도 친숙해졌다고 한다. 

국가 및 기업경영과 관련, 경쟁전략 개념은 1973년 1차 석유위기 시점에 탄생되었다. 그 이전에는 미래전망이 상대적으로 확실했으나 이후 미래전망이 불확실해졌다. 따라서 1차 석유위기 이전 ‘정책(Policy)’개념에서 이후 ‘전략(Strategy)’개념으로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였다(인천대 조동성 총장). 급격한 환경변화에 더하여 지금은 4차산업혁명 시대. 지식 융합을 통한 새로운 세계를 창출해야 하며, 인문, 철학, 역사, 예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는 세상에서 개인의 창의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국가사회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개인이 변화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일본 경제학자 오마에 겐이치의 의견을 빌려 보자. 인간을 변화시키는 방법은 세 가지, 즉 <사는 곳 바꾸기>, <새로운 사람 사귀기>, <시간 달리 쓰기>이다. ‘사는 곳 바꾸기’는 <환경을 바꾸는 것>이며 (예컨대 올빼미형 인간도 훈련소에 입소하면 강제로 일찍 일어나게 됨), ‘새로운 사람 사귀기’는 <기회를 찾는 것>이며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면 새로운 사람을 사귀어야 함), ‘시간 달리 쓰기’는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즉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행동해야 하며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 오늘도 반복하면 어떠한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 새로이 결심하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음악은 개인의 변화추구에 크게 작용한다.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음악에 대한 관심, 학습, 단체 가입 및 활동 등), 이를 통해 새로운 사람을 사귈 수 있고 (음악을 통해 공감할 수 있어 빠르게 친숙해 짐), 창의력을 길러 새로운 기회를 창출 (새로운 세계 도전)해 낼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자기 자신을 대신해 줄 수 없다. 음악활동을 통한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새로운 과제를 찾아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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