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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학생의 성공기준, 학업 성취도에서 ‘삶의 질’ 향상으로 재정의 돼야
한국 학생의 성공기준, 학업 성취도에서 ‘삶의 질’ 향상으로 재정의 돼야
  • 허정윤
  • 승인 2019.10.2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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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 기조연설

'한-OECD 국제교육컨퍼런스'에서 두 번째 기조연설을 맡은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은 ‘OECD 교육 2030 학습 틀로 본 한국교육 분석’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이 '한-OECD 국제교육컨퍼런스'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허정윤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이 '한-OECD 국제교육컨퍼런스'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허정윤

슐라이허 국장은 “한국 학생들이 학업 성취도와 비교해 삶의 만족도가 낮다”며 한국 학생들의 일상적 불안감을 데이터로 제시했다. 한국 학생의 75%가 학교에서 낮은 성적을 받을을 수도 있다는 걱정을 했고, 70%는 시험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학생들의 비율은 60%에 그쳤다. 한국과 비슷한 학업 성취 수준을 보이는 에스토니아나 네덜란드보다 한국 학생들의 불안도가 훨씬 더 높았다. 슐라이허 국장은 “학생의 성공기준을 학업 성취도에서 ‘삶의 질’ 향상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슐라이허 국장은 한국의 현 대학 입시체제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을 시험 불안과 자기 효능감 부족에 빠뜨리고 그 결과 한국의 인적 자본이 최대한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이러한 입시 위주 교육 체계는 4차 산업혁명이 언급되는 시대에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직업 기회 창출에 걸림돌이 되며, 한국의 미래를 그리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슐라이어 국장은 “다른 국가에서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학교에서 한 경험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각 학생이 어떤 적성을 가졌는지를 파악해 평가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이제는 국가 성장이 경제적 성장에 국한되는 것에서 벗어나 포용적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부처 간의 합동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정책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산업·주택·이민·세제·사회 정책 등이 협력해 합동 정책을 펼쳐야 가능한 미래라고 덧붙였다.

유은혜 부총리도 개회사에서 “과도한 입시경쟁 등 극복할 점도 분명히 있지만 교육이 나라 발전의 원동력이었다는 점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며 “변화의 흐름이 교육시스템에 도전과 위기를 가져온 만큼 이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정윤 기자 verit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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