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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울림’이 큰 세상을 움직인다
‘작은 울림’이 큰 세상을 움직인다
  • 교수신문
  • 승인 2019.10.1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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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뮤직톡 Music Talk
오늘의 톡: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김형준/경영&뮤직컨설턴트
한국안전코칭진흥원 부원장
M&P 챔버오케스트라 고문
아프리카 짐바브웨 속담에 “걸을 수 있으면 춤을 출 수 있고, 말할 수 있으면 노래 부를 수 있다”란 말이 있다. 이는  음악이 일상화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아프리카 짐바브웨 속담에 “걸을 수 있으면 춤을 출 수 있고, 말할 수 있으면 노래 부를 수 있다”란 말이 있다. 이는 음악이 일상화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아프리카 짐바브웨 속담에 “당신이 걸을 수 있으면 춤을 출 수 있고, 말할 수 있으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란 말이 있다. 이는 본질적으로 음악이 일상화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늘 음악과 가까이 하고 있다. 미국사람은 하루 평균 4시간 음악을 듣는다고 한다. 그런데 음악은 쉬울 것 같으면서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위의 질문은 매일 아침 합창을 한 후 일과를 시작하는 회사 (네패스) 직원이 제기한 것인데 “일상화된 음악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라는 근원적인 질문이다. 

그림이나 조각은 볼 수 있고, 만질 수도 있으며, 문학작품은 스토리가 있고 줄거리를 추적할 수 있지만 소리예술이자 시간예술인 음악은 그렇지 않다. 일정 시간동안 소리를 통해 작곡가의 의도를 전달하는데 소리를 붙잡을 수도,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다.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 교수님께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힘을 지닌다”고 하셨는데 음악도 이와 같아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면서 단지 소리를 즐기는 것으로 오인하기 쉽다. 소리예술인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음악관련 규칙 (문법에 해당)을 이해해야 한다. 음악예술의 창조과정을 살펴보자. 음표를 하나씩 쌓아가며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음표와 소리만 존재한다. 음악은 음악으로 이야기하고 이해하는 것이며, 악보에 음표를 하나씩 채우기 위해 시간, 공간을 구상하는 과정이 작곡이다. 음악작품에는 작곡가의 치밀한 계산 하에 이루어 가는 구조의 아름다움 (Beauty of Structure)이 존재하므로 음악작품의 가치는 크고 영원하다. 이러한 가치가 없다면 음악은 단순한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음악이론박사 박재성 교수).  

음악을 포함한 예술가들은 다양한 형식으로 자기 사상과 자아실현의 과정을 표현한다. 예술은 근본적으로 ‘자유’를 지향하므로 문화패턴의 확장과 새로운 사고를 탄생시킨다. 예술가는 자신이 창조한 예술세계를 작품에 담는다. ‘거창한 구호’가 아닌 ‘작은 울림’으로도 감동을 주어 세상을 움직인다. 예술작품 자체가 창의적이므로 예술작품을 대하는 사람들을 창의적으로 만든다 (예술세계, 오종우). 스티브 잡스는 영국 낭만파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순수를 꿈꾸며(Auguries of Innocence)’ 로부터 영감을 얻어 오늘날 엄청난 세계를 창출하였다. 이 시는 심오한 철학적인 의미를 강하게 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음악예술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음악의 세계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높은 수준의 음악지식 습득에 앞서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궁금한 부분에 대해 학습을 하며 음악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음악예술의 깊이를 이해하고 다각도의 배움을 깨우쳐 나갈 수 있다. 

우리는 음악을 통해 사회생활에 갖추어야 할 문화를 체득하게 된다. 혁신을 예로 들어 보자. 악보는 가사 위에 ‘네우마’라는 기호로 표기하다가 4선지를 거쳐 오늘날 5선지로 발전하였다. 선을 그어 음을 표기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음악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발전해 왔다.

청중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작곡가는 음악 형식에 기초하여 치밀하게 작곡하고, 연주자들은 정확하고 정밀하게 반복 연습하여 숙달한다.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에서 맡은 파트별로 실력을 갖추며, 지휘자의 작품해석을 위해 최선의 협력을 다하고 배려한다. 어느 한 파트라도 제 소리를 내지 못하면 전체 음악은 무너진다.

성악가들은 몸 전체의 에너지를 쏟아내며 노래한다. 악기 연주자들은 각고의 연습을 통해 기량을 발전시킨다. 우리가 사회생활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리들의 삶의 전체를 쓰는 과정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이러한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원한다. 

연주자들은 작곡자 의도에 맞추어 소리를 크게 할 때와 작게 할 때, 느리게 할 때와 빠르게 할 때, 높은 음과 낮은 음, 날카로움과 부드러움 등 대비(Contrast)를 통한 연주로 더 큰 감동을 준다. 절제해야 할 때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람의 일상과도 유사하다.

음악예술을 깊이 이해하면 공감 능력이 향상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상대방 설득 시 논리보다 감성이 더 큰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사회생활에서 상대방과 공감을 하게 되면 어려운 일도 쉽게 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어떤 상황을 경험할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 상상으로도 활성화되며, 음악 감상만으로도 활성화된다. 감정이입(Empathy)을 통해 감성을 공유하게 된다. 인류의 어떤 집단이 협력적이냐 아니냐는 집단과 개체의 생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타인에 대한 나의 이해, 나에 대한 타인의 이해가 우리의 삶에서 중요하다 (인천대 윤주한 강사). 

효율적인 학습 방법에 관해 조갑룡 부산시 영재교육진흥원장의 말을 빌려 보자. 예컨대, 파블로프 곤충기 공부를 위해 왜 파블로프가 곤충기를 쓰게 되었는지 동기를 먼저 알아보는 것이다. 동기를 파악하면 흥미를 더하고 관심을 넓혀 나갈 수 있다. 작곡배경, 연주자 해석, 가사 의미, 작곡 당시 시대 상황 등 관련 내용을 파악하면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넓혀갈 수 있다. 스스로 학습과 체험을 통해 하나씩 깨우쳐 나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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