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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공동체교육 기획] ‘지역 아이들은 지역이 키운다’ 문화 형성
[마을 공동체교육 기획] ‘지역 아이들은 지역이 키운다’ 문화 형성
  • 교수신문
  • 승인 2019.10.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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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커뮤니티 스쿨 : 지역교육력과 학교 (2)
김용련 한국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전공 교수

일본의 커뮤니티 스쿨은 학교·가정·지역의 연계와 협력을 기초로 학생들의 보다 나은 성장과 발달을 실현하고자하는 교육 정책이다. 이를 위하여 학교교육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교육적 참여와 성숙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 지난 글에서는 커뮤니티 스쿨과 지역의 교육력에 대한 의미를 소개하였다면, 이번 글에서는 그에 대한 사례와 한국 마을교육공동체 흐름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일본 야마구치현은 학교, 가정, 지역사회를 연결하여 ‘지역협육 네트워크’라는 독자적인 교육 연대를 운영하고 있다. 중학교 구역(일반적으로 3개의 초등학교와 1개의 중학교를 포함하는 교육구)을 하나의 블록으로 하여 그 지역의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15년간의 지역 아이들 교육체계를 종합적으로 지원·관리하는 교육적 연대인 것이다. 지역협육 네트워크 안에서는 지역에 존재하는 학교와 각종 교육 시설들이 서로 분절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일관되고 장기적인 교육 계획 및 실천이 가능하다. 야마구치현 중남부에 위치한 호후시(防府市)와 북부에 위치한 하기시(萩市)도 ‘지역협육 네트워크’ 운영을 통해 학교교육 내실화와 지역사회의 교육적 협력을 도모하는 대표적인 교육공동체 사례이다.

호후시는 전통적으로 ‘지역의 아이들은 지역이 키운다’라는 문화가 있어서 초·중학교 교육 활동에 대한 지역적 협력과 지원 체제의 기초가 존재하였다. 호후시 교육위원회는 2012년도 모든 초·중학교를 커뮤니티 스쿨로 지정하였고, 중학교를 위시로 한 지역협육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공동 학교운영협의회(한국의 학교운영위원회와 유사)를 두고 있는 오미치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그 중의 하나이다. 오미치 네트워크는 「지역이 바라는 15세 청소년 상(象)에 대하여...」라는 주제를 가지고 동네 유치원·어린이집·초·중학교·공민관 등을 거점으로 사회교육 지도원(코디네이터)과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분과회협의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전체협의회를 열어 ‘우리 지역의 학교는 실제로 어떤 지원이 필요하고 지역은 이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논의하고 있다. 지역 전체가 바라는 교육적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하여 같이 고민하고 행동하는 실천적 네트워크를 운영한다.

호후시 교육위원회는 커뮤니티 스쿨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학교·가정·지역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하여 지역 행사 개최, 홍보 활성화, 육아 상담·학습 기회 확대, 공민관과 지역단체와의 연계 및 협동, 코디네이터 역할 강화 등을 통해 지역 교육력을 내실화하고 있다. 호후시와 같이 작은 규모의 지역사회에서는 지역 교육위원회나 사회교육기관들이 초·중학교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여 지역 아동들의 성장과 발달을 오랜 기간 관찰하고 지원하는 노력은 곧 바로 학교교육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하기시의 ‘나츠칸 네트워크’도 오미치 지역협육 네트워크와 마찬가지로 학교를 지원하는 지역 교육 네트워크이며 지역의 학교들을 지원하고 있다. 나츠칸 네트워크 역시 학생들의 15년 동안의 배움에 연계성을 담보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네트워크 안에 학력향상, 학생지도, 특별지원 교육 및 교육상담 등을 담당하는 3개 부회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의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다양한 교육기관을 하나의 교육 체제로 연결시키기 위해 시민단체, 학부모회, 주민, 교육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는 교육공동체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 두 지역의 교육네트워크 사례는 한국의 마을교육공동체가 비단 학교와 지역의 협력뿐만 아니라 학교와 학교를 연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우리 경우는 혁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혹은 이후 상급학교로 진학했을 때 학교 간의 연계가 부족하다보니 혁신교육의 효과가 단절되는 상황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혁신학교의 벨트화를 통해 학교급 간의 종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사회와의 횡적인 연대가 함께 이루어져야 마을교육공동체가 제대로 구축될 수 있는 것이다.

커뮤니티 스쿨 제도가 도입된 지 10여년이 지난 일본에서 정책의 성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지역주민의 참여가 보장되어 지역에 열린 학교운영이 실현되고 있다. 둘째, 학교·지역사회·보호자의 연계와 협력에 기초하여 지역 특성과 요구에 부합하는 학교교육의 질적 내실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 교사·학부모·지역주민 간의 신뢰 관계와 지역 교육력이 강화되고, 이를 통해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 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다.

반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첫째, 교직원, 학부모 및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스쿨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끌어 올려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지역협육을 위한 다양하고 전문적인 인재, 특히 지역의 인적자원을 개발하고 이를 학교교육과 매칭시키기 위한 코디네이터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셋째, 커뮤니티 스쿨의 관련 업무담당자, 핵심 지역주민, 담당 교사들의 활동 및 업무 부담 경감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행·재정적 자원의 확충이 이루어져야 한다.

김용련 교수와 커뮤니티 스쿨 학생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김용련 교수 제공
김용련 교수와 커뮤니티 스쿨 학생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김용련 교수 제공

지금까지 살펴본 일본의 커뮤니티 스쿨은 정부 주도의 제도화와 함께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사회적 장치가 지역교육력 향상을 목적으로 네트워크로 발달해 온 반면, 한국의 마을교육공동체는 풀뿌리적 실천에서 시작되어 제도권 교육정책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일본의 정부 주도형 커뮤니티 스쿨 정책이 우리의 교육적 상황과 분명 다른 점이 있지만, 한국의 마을교육공동체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공동체 참여 주체들의 자발성과 자생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앞으로는 좀 더 체계적·제도적 지원과 협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지점이다.

또한  일본이 커뮤니티 스쿨 정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지역의 교육력은 지역과 학교가 함께라는 쌍방향적 인식 혹은 파트너십에 기반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마을교육공동체에서는 아이들 교육을 위한 지역의 자원화라는 일방적 혹은 수단적 인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마을교육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교육 자원으로 인식하고 도구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교육의 주체로 성장시켜 ‘지역사회 교육의 선순환적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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