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3:30 (토)
[마을 공동체교육 기획] '독자적 마을 만들기' 위한 인재양성 초점
[마을 공동체교육 기획] '독자적 마을 만들기' 위한 인재양성 초점
  • 교수신문
  • 승인 2019.10.14 1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의 커뮤니티 스쿨(1): 지역교육력과 학교

마을-학교 담장 허물기
마을교육공동체를 말한다
김용련 교수
한국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전공

최근 한국 사회에서 부상하고 있는 마을교육공동체는 다양한 실천의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계하여 지역 아동·청소년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주도하는 것이 마을교육공동체의 중요한 목표이다. 이와 같은 흐름으로 일본에서도 커뮤니티 스쿨이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마을교육공동체의 실천과는 달리 일본의 커뮤니티 스쿨은 정부주도의 정책이라는 점, 학교교육력 강화뿐만 아니라 지역의 교육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지역의 다양한 기관과 시설 또는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에 중요한 시사점을 찾아 볼 수 있다. 앞으로 2회에 걸쳐 일본의 커뮤니티 스쿨의 추진과정과 현황을 살펴보고 지역 교육력을 강화하는데 있어 커뮤니티 스쿨의 역할과 활동사례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의 커뮤니티 스쿨은 학교운영협의회를 통해 보호자(학부모)나 지역원(주민)이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학교 운영에 참가하여, 지역의 교육적 니즈(needs)를 신속하고 정확히 학교 운영에 반영함과 동시에 학교·가정·지역사회가 하나가 되어 보다 좋은 교육의 실현에 대처하는 것을 목적으로 문부과학성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핵심 교육정책이다. 이러한 커뮤니티 스쿨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기초 학력 향상과 함께 집단따돌림이나 부등교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의 자주성 함양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교육적 요구를 학교교육에 반영하기 위한 지역주민 간의 연결과 참여를 도모하고 있으며, 지역만들기를 활성화를 통해 지역과 학교가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커뮤니티 스쿨의 도입과정은 ‘열린 학교 만들기’ 정책에서 출발하였다(나가하타 미노루, 2014). 일본은 미래사회에 대비하여 학교 교육의 역할과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가정이나 지역의 교육력 회복과 활성화를 통해 공교육 정상화를 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커뮤니티 스쿨 정책은 90년대 ‘21세기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는 교육제도 개혁’과 2000년대 ‘교육개혁 국민회의 보고-교육을 바꾸는 17개 제안’에 영향을 받아 추진되고 있다. 특히 교육개혁 국민회의 보고에는 ‘지역의 독자적인 니즈를 기반으로 지역이 운영에 참가하는 새로운 타입의 공립학교(커뮤니티 스쿨)를 시·정·촌(한국의 기초자치단체 규모의 지역)에 설치할 것을 제안했고 이것이 커뮤니티 스쿨 법제화로 이어지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교육개혁 국민회의, 2000).

커뮤니티 스쿨의 법제화의 목적은 첫째, 가정이나 지역주민의 교육적 요구를 학교 운영에 반영하고 보호자나 지역주민에게 신뢰받는 「열린 학교 만들기」를 추진하는 것이다. 둘째, 학교·가정·지역주민이 하나가 되어 다음 세대의 주역인 아이들의 「살아갈 힘」을 육성함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마을 만들기를 추진하는 것이다. 그리고 셋째, 학교·가정·지역주민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 가는 지역화된 교육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실현시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나가하타 미노루, 2014). 일본 커뮤니티 스쿨이 아이들의 ‘살아갈 힘’을 키우는 데 있어 지역이 함께 해야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오늘날 개인주의와 물질주의가 만연된 현대사회에 대한 일종의 대안으로 지역의 공동체성을 복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교육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교육자원이 자연스럽게 학교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학교 문호를 개방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 교육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지역과 함께 공유함으로써 지역공동체 복원과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 커뮤니티 스쿨로 지정된 학교는 전국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2015년 4월 1일 커뮤니티 스쿨로 지정된 학교는 전년도 보다 470개교가 증가하여 총 2,389개교에 이르고 있다. 더불어 커뮤니티 스쿨로 지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와 유사하게 지역과 학교의 연계를 도모하는 학교들이 최근 3년간 약 2,000개교로 증가하여 전국적으로 총 5,135개교에 이르고 있는 수준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전국 공립 초·중등학교의 10%(약 3,000개교)를 커뮤니티 스쿨로 만든다는 계획을 정책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교육재생 실행협의 제6차 제언(’15.3.4)에서 "국가는 「모든 학교가 커뮤니티 스쿨화로 대처하고, 지역과 상호 연계?협동한 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근본적인 방책을 강구한다」는 것"을 제안하였다. 이처럼 커뮤니티 스쿨 증가뿐 아니라 지역주민이나 학부모 등이 학교 운영이나 교육 활동에 관해 협의하고 의견을 나누는 장(場)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일본은 공립학교 체제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중앙교육심의회가 학교와 지역의 협력에 관한 비전과 이를 추진하기 위한 방안과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문부과학성에서는 커뮤니티 스쿨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을 위해 아직까지 도입하지 않은 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구함과 동시에 전국 각지에서 설명회나 포럼을 개최하는 등 그 보급을 위해 다양한 실천을 도모하고 있다.

일본 커뮤니티 스쿨에서 강조되는 지역 교육력의 의미는 일반적으로 교육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분담하기 위해 지역의 교육적 역량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학교교육·지역교육·가정교육의 연계를 강화하는데 있다. 지역의 교육력이 결국 주체적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힘(삶의 역량)’이라는 관점에서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지역사회의 경제, 문화, 사회, 환경 등 다양한 영역의 교육적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평생교육의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정송근, 2014). 

다음 연재에서는 일본 커뮤니티 스쿨이 지역교육력 회복에 기여하는 학교 및 지역 네트워크의 사례를 살펴보고 한국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에 시사하는 바를 살펴보고자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