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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 성희롱·성폭력은 만연하는데 겸직 잦고 예산 적고…상담인력 1명도 안된다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은 만연하는데 겸직 잦고 예산 적고…상담인력 1명도 안된다
  • 허정윤
  • 승인 2019.10.1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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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담당인력 상황 열악... 박찬대 의원 정책보고서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해당 사안을 담당하는 성희롱·성폭력 고충상담 인력 상황과 기타 환경 등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내 ‘미투 운동’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제자 성추행 의혹을 받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A교수에 대한 해임 처분이 의결됐다. 또 지난 8월 교육부는 '성신여대 미투 사건'을 촉발한 이 대학 현대실용음악과 B교수의 성비위 사실을 확인하고 대학 측에 B교수를 해임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만큼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일선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고충상담 인력 상황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점이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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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대 K교수 권력형 성폭력 기록보관소 페이스북

국회 교육위원회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 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교육부 정책보고서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방안’을 살펴보면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고충상담 관련 인력이 평균 0.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 유형 별로 분석한 결과 전문대는 0.85명, 일반대학은 0.93명인 것으로 밝혀져 전문대가 더 열악했다. 지역별로는 경기권이 1.02명으로 유일하게 평균 1명을 넘었고 경북권이 0.67명으로 가장 낮았다. 

성희롱·성폭력 고충상담 관련 인력은 근무환경도 열악하다. 고충상담 담당자 중 타 업무 겸임 비율을 따져보니, 일반대학 88.3%, 전문대학 99.2%, 기타 100%로 대부분에 경우가 겸임 중이다. 겸임 내용으로는 행정업무(17.8%), 학생 지원업무(12.3%)가 순서대로 비율이 높았고, 입학관리, 산학협력, 예비군까지 도맡는 경우도 있어 상담 및 교육에만 집중하지 못하는 인원이 약 30% 정도로 집계됐다.

고용형태도 불안정해 종사자의 5명 중 3명이 불안정한 지위로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기간제 계약직 41.0%, 무기계약직 18.3%, 정규직 38.8%) 계약직 비율이 크다 보니 근무기간도 짧았다. 담당자의 4분의 1이 1년 미만, 절반이 2년 미만의 경력인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성폭력·성희롱 담당자의 전문성과 학교의 운영 또한 제각각인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자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인 관련 분야 업무 경험이 일반대학 41.5%, 전문대학 31.5%, 기타 36.4%로 나타나 절반 이상이 관련 분야 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자격증 소지 여부도 일반대학 45.0%, 기타 45.5%, 전문대학은 27.7%로 나타나 전문대의 전문성이 더욱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희롱·성폭력 고충상담을 위한 예산도 사안의 중요도에 비해 낮게 책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대학성평등상담소협의회가 59개 대학을 선정해 살펴본 결과(2018년 기준) 그중 50.9%가 연간 예산이 1천만 원 미만,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미만이 27.2%로 적은 규모의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대부분 예산은 예방 교육과 관련된 강사비와 캠페인 비용, 교육 프로그램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사립대의 경우 1년 예산이 300만 원인 경우도 존재했다.

박 의원은 “대학 일선에서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해결할 담당자의 부족과 열악한 상황은 학생들의 불안을 더욱 가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대학 차원의 교육과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 당국의 지원과 관심이 중요하다”며, “지금부터라도 담당자의 전문성 및 근무환경 개선과 대학 내 담당 기구 명칭 및 담당 상위 조직 통일 등을 위해서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윤 기자 verit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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