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8:30 (목)
온라인 실검압박, 신상털기, 악성 댓글, 서명테러… ‘민주주의의 위기’ 진단도
온라인 실검압박, 신상털기, 악성 댓글, 서명테러… ‘민주주의의 위기’ 진단도
  • 김범진
  • 승인 2019.10.14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각 ‘조국 사퇴’와 ‘검찰개혁’으로 대표되는 양측의 세싸움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시간 검색어 장악 싸움이다. 조국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각종 의혹 제기가 본격화한 시점부터 현재까지,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는 ‘조국 구속’과 ‘조국수호검찰개혁’ 등 키워드가 나란히 등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씨와 자유한국당은 제각기 상대 진영에 ‘실검 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교체를 촉구하는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시국선언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이른바 ‘서명테러’ 행위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27일 기자회견에 따르면, 이들이 지난 22일 오후 5시까지 받은 9694개의 서명 가운데 절반을 넘긴 5328개의 서명은 허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허위사실로 서명을 방해한 사람의 정보를 수집·정리해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할 예정’이라고 게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 사립대의 한 교수는 7일 이 밖에도 조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 현장에 있었던 여검사와 그 가족에 대한 신상털기, 악성 댓글 등을 언급하며 “이런 행위들은 모두 민주사회의 공론장을 파괴하는 매우 문제적인 행위”라고 밝힌 뒤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더구나 진보진영이 이런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그들을 진보라고 부르기 어렵다는 것을 알려준다. 민주화세력이 이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사립대에 재직 중인 한 교수 역시 5일 최근 정치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화두라며 ‘민주주의의 위기’를 언급했다. 그는 “일반 네티즌들이 정치화해서 그렇게 하는 것도 비상식적이고, 어떻게 보면 진보라는 이념 하에 상식적인 판단이 마비되는 것이다. 그 사람들도 문제가 있다는 걸 모를 리는 없을 거다. 그런데 ‘보수는 더하지 않았냐. 이 정도는 덮고 가야지, 안 그러면 총선이나 대선에서 큰 거 놓친다’ 이런 생각을 할 것”이라고 보았다.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옹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흠결이 있더라도 너희는 깨끗했냐, 너희는 더했다, 이렇게 정당화하는 대중심리”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에 대해 그는 “단기적으로는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비상식적인 꼼수와 정치 선동이 작동할 수 있겠지만, 박근혜 탄핵이 보여줬듯이 중장기적인 세상의 흐름은 그게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와 결국 자기들한테 피해가 될 수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전했다.

반면 검찰개혁이 ‘기회의 불평등’이나 ‘공직자의 도덕성’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보는 교수들의 입장은 달랐다.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론조사를 조작했거나 기계를 돌려서 매크로를 조작하는 등 기술적 수단으로 왜곡을 하려 했다면 문제이지만, 여론도 전파하고 동원하려 노력하는 쪽이 이기는 것이므로 여론전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당연한 것”이라며 “여론조작이 있다는 주장은 상대의 여론을 폄하하기 위한 발언이기도 하다”고 보았다. 김범진 기자 jin@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