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05:20 (금)
중견국 한계 극복할 국제 정치의 새로운 기회
중견국 한계 극복할 국제 정치의 새로운 기회
  • 교수신문
  • 승인 2019.09.27 11: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구화 시대의 공공외교 | 저자 김상배, 박종희, 배영자, 송태은, 신범식, 이승주, 이신화, 조동준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19.08.30

21세기 세계정치의 장에서는 ‘힘’과 ‘돈’뿐만 아니라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늘어났다. 예전에 비해 남다른 관심이 공공외교와 ‘커뮤니케이션의 세계정치’에 쏟아진 이유다. 물론 이전에도 우리가 지금 공공외교라고 부르는 현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외교와 국제정치의 과정에서 상대방의 정부나 국민과 소통해 그들을 설득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그러나 최근 지구화, 정보화, 민주화의 추세와 함께 국제정치학에서는 공공외교에 좀 더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2016년 <공공외교법>을 제정·시행하고 있으며, 재외공관 주요 공공외교 사업뿐만 아니라 국민참여형 공공외교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공공외교법에 의거 공공외교 추진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차세대 민간 외교관 양성을 위해 국내 우수 대학에 공공외교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2018년 7대 대학이 시범대학으로 선발됐고, 2019년 8개 대학이 추가로 선정돼 15개 대학에서 50여 개의 강좌, 58여 개의 공공외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외교부 공공외교 홈페이지에 따르면, 공공외교란 외국 국민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 전통, 문화, 예술, 가치, 정책, 비전 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외교관계를 증진시키고, 우리의 국가이미지와 국가브랜드를 높여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을 높이는 외교활동을 말한다.

정부 간 소통과 협상 과정을 일컫는 전통적 의미의 외교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문화·예술, 원조, 지식, 언어, 미디어, 홍보 등 다양한 기제를 활용해 외국 대중에게 직접 다가가 그들의 마음을 사고, 감동을 주어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공공외교의 기본 컨셉이다.

공공외교에 대한 관심 뒤에는 소프트 파워의 부상으로 요약되는 권력게임의 변화와 ‘네트워크’의 부상으로 대변되는 세계정치 주체의 변화가 있다.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 부상하고 있는 공공외교는 다음의 세 가지 개념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첫째, 공공외교는 공개외교의 관념을 바탕으로 대내외적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소통외교를 모색한다. 둘째, 공공외교는 외교 전담 부처의 전통적인 역할론을 넘어서 정부 내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까지도 포함하는 네트워크 외교를 지향한다. 셋째, 공공외교는 다양한 형태로 공개되는 쟁점들을 조율하고 각자의 이익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행위자들의 활동에 중심성을 제공하는 공익외교를 추구한다.

소통과 공감을 논하는 영역에서 ‘경쟁’을 논하는 현실적 비애가 없지 않지만, 소프트 파워와 네트워크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한가로이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 현재 한국의 처지이다. 따라서 단순히 선진국의 모델을 따라가는 차원을 넘어서 중견국인 한국의 실정에 맞는 공공외교의 전략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책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학부생을 위한 교과서를 염두에 두고 집필됐다. 2019년 1학기부터 서울대학교 학부 교양과정에 ‘지구화 시대의 공공외교’라는 과목을 개설하고 가르친 교수진들이 지난 학기 동안의 강의를 토대로 이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서는 공공외교의 이론과 역사 이외에도 미디어 외교와 디지털 외교, 개발협력과 과학기술외교 등과 같은 신흥무대 위의 공공외교 이슈들을 다뤘으며 평화외교와 규범외교, 포럼외교 등과 같은 전통무대 위의 공공외교 문제도 포함시켰다. 이 밖에 디아스포라외교와 국민외교와 같이 국가의 안팎에서 진행되는 네트워크 외교도 살펴봤다. 흥미 위주의 사례보다는 공공외교에 대한 이해와 실천의 길잡이가 되어줄 개념적 기초를 잡아주는 데 내용의 주안점을 뒀다.

국제정치와 외교정책의 시각뿐만 아니라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경제, 역사, 규범, 과학기술, 문화예술, 여론 등 다양한 시각을 통해 공공외교의 의미와 역할을 배울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