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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고객'만족 제고..."지속적 개선 노력 중요"
효율성,'고객'만족 제고..."지속적 개선 노력 중요"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3.09.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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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경영시스템(ISO9000) 도입하는 대학들

흔히 민간기업에서 ‘효율적 경영’의 표준으로 삼고 있는 품질경영시스템(ISO 9000)을 대학행정시스템 점검과 개선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지난 1999년 창원대가 처음 도입한 이후 해마다 4~5개의 대학(전문대 포함)이 도입해 현재 19개 대학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부경대도 추진 중이다.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국제표준화기구)는 규격 또는 표준화를 제정하기 위한 국제 민간기구. ISO 9000 시리즈는 제품자체에 대한 보증이 아니라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 품질경영시스템에 관한 국제규격이다.

                                              도입배경

대학사회도 경쟁체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인 요구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업무 표준화’를 통한 업무능률을 높이자는 취지로 ISO 9000 시리즈 인증(이하 ISO 인증)을 획득하고 있다.

 

지난달 25․26일 양일간 인증심사를 받은 부경대는 “외부기관의 전문가를 통해 행정시스템을 점검해 보고 선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도입 배경을 밝혔다.

 

대학들이 ISO 인증 획득을 추진하는 실질적인 배경은 행정업무의 표준화를 통한 효율성을 높이고 교육개방 등의 교육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목표와 더불어 대학의 신뢰성을 높여 홍보효과의 극대화, 각종 대학평가에서 우위를 획득하겠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행정시스템에 나타난 변화들

문서 줄고 통합관리

ISO 9000의 기본적인 요구사항이 품질매뉴얼과 절차서, 문서․기록관리의 체계화다. 그래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문서관리 시스템’의 변화다. 업무 담당자가 알아서 처리, 보관하던 문서를 분류체계를 새롭게 해 파일링시스템으로 바꾸는 등 전체적으로 통합․관리함으로써 누구나 공유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전산시스템에 의한 업무 처리는 일반화된 경우다. 그래서 행정사무실에는 ‘클린 데스크’ 등 문서가 줄고 쾌적한 업무환경을 만들었다. 조선대, 한양대는 문서보관 창고를 따로 만들고 각 부서에서 1년이 지난 문서는 문서창고로 이관시켜 보관하고 있다.

 

한결쉬워진 업무파악

품질매뉴얼과 절차서를 만들어 기존의 규정과 편람에 기술하지 못했던 세부적인 업무추진 과정까지 담고 있어 누구나 업무파악이 쉬워졌다. 또 정기적인 내부 심사, 평가를 거쳐 절차서 수정보완을 통해 노하우를 쌓을 수 있게 됐다. 조선대는 전산시스템에 ‘직무맵’을 만들고 공식적 업무 외에 구체적인 노하우까지 포함시켰다. 한양대는 내년 2월까지 대학본부 과별로 행정업무 가이드북 작성을 완료하고 ‘전자편람’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고객만족’마인드 도입

ISO 9000 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는 ‘고객만족’이다. 주 고객으로 삼고 있는 학생을 지도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아 ISO 9000 규격을 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숙명여대 황영식 SOC21팀 부장은 “학생들의 불평․불만 사항을 즉각 처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학생들의 행정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학습조직’자발적 참여 늘어

대학 내에 행정관련 ‘학습조직’을 구성하고, 학교 측에서 학습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학내 강사제도를 마련해 경험이 풍부한 교직원이 직접 행정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한양대는 인재육성 프로그램 등 연간 직원교육을 위해 3억 7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며 계장, 과장급 교직원을 ‘교내전문교육강사’로 위촉하여 대학실정에 맞는 구체적인 행정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한양대는 인증 획득후 내부 심사위원을 두고 정기적인 내부 심사를 통해 지속적인 개선을 촉진하는 한편 교직원이 자발적으로 행정개선에 참여하기 위해 ‘개선활동가’ 모임을 만들어 ‘ISO 학습조직’에 참여하며 행정개선 방안도 만들고 있다. 조선대도 ‘행정자율화 학습조직’을 마련, 교직원들이 학습계획서를 제출해서 채택이 되면 학교로부터 예산지원을 받고 있다. 

 

한편, ISO 인증을 받은 대부분의 대학의 학사행정시스템 전반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진행한 반면 서울대와 고려대는 특정조직에 대한 시스템 표준화를 실시했다. 서울대는 지난해 11월 시설관리부분에 대한 ISO 9000 인증을 받았다. 서울대의 대규모 학교시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때문이다. 고려대는 지난 2001년 학생행정시스템과 중앙도서관에 인증을 획득하기 전에 1999년에 입학관리실 자체적으로 ISO 인증을 추진했다.

 

‘환경’관련 인증도 추진

대구보건대학은 지난 2001년 품질경영시스템을 나타내는 ISO 9000 인증을 비롯, 환경경영시스템 규격인 ISO 14000까지 도입해 통합시스템을 갖춘 사례다. 학사행정시스템 표준화작업과 함께 교직원 및 학생들에 대한 환경교육, 에너지 및 자원 절약 운동 등을 통해 ‘그린퍼슨’, ‘그랜 앤 클린 스페이스 조성’을 추구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지난 2000년도에 ISO 9001 인증을 획득하고 오는 9월 초에는 대학 내 화공약품, 실험실습 시약, 수도 절수 등 위험물 관리를 위해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0) 인증까지도 획득할 계획이다. 

창원대는 국립대학 최초로 인증을 획득한 사례. 학사행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국립대로서 정부지침과 법령에 따라 정기적인 감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ISO 인증에 따른 시스템 변화가 쉽지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속적 개선이 중요하다

한편, 대학 홍보차원에서 일시적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개선의 노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하나의 ‘유행’으로 그칠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ISO 9000은 품질경영시스템을 수립, 문서화, 실행 및 유지와 그 효과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유백렬 한양대 총무계장은 “인증획득후 지속적인 개선노력이 없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 ISO 인증은 행정조직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예방 조치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해 준다.”라면서 “업무담당 주체의 업무개선 의지가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조선대 ISO 인증 추진 실무를 맡았던 기홍상 야간교학부 행정과장은 “행정․교육 마인드를 변화시키는 성과를 가져왔는데 지속적 개선을 위해서는 최고 의사결정자인 총장의 의지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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