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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형 사립대 도입·확대’ 대통령 공약 어디로
‘공영형 사립대 도입·확대’ 대통령 공약 어디로
  • 교수신문
  • 승인 2019.08.3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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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개혁 특별기고-공영형 사립대학 시급
김귀옥 교수/한성대 사회학, 민교협 정책위원장

8월 6일, 2년여 기다려온 문재인표 고등교육 정책이 발표되었다. 대학 구성원들은 우려 속에서도 기대했었다. “인구구조 변화와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대학혁신 지원 방안”이라는 대학혁신 지원정책을 보며 가장 갈급했던 대학 문제들에 대해선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었다.

대통령 후보시절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공약 12항에서 “대학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대학의 체질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로 공영형 사립대학 전환 및 육성방안을 포함시켰다. 교육부 또한 이번 8월 6일 발표에서 공영형 사립대 도입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사립대학의 지역사회 공적역할 강화 및 운영 책무성 제고를 위해 지역의 건전 사립대를 ‘공영형 사립(전문)대’로 선정, 지원을 검토하고 그를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을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2년이 훌쩍 넘는 현재, 현 정부 임기 중에 공영형 사립대 30개 출범은커녕 3개 대학 설립도 무망해 보인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영형 또는 정부책임형 사립대학에 대한 인식에 있다. 많은 대학 구성원들이 공영형 사립대 출범을 주장해왔던 이유가 그저 OECD국가들 중에서 한국의 높은 사립대학 비율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일반 국민들이 대학에 대해 심각하다고 인식해온 문제들 중 1위인 사학비리를 근절할 수 있는 유일 방안이 공영형 사립대 방안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영형 사립대가 도입 및 확대되어야만 대학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흔히 대학 교육에는 공공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모와 대학생 자신이 피땀 흘려 납부한 등록금으로 교육을 받고 있는 한,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교육의 공공성을 말하기는 어렵다. 자기와 자기 자식이 좋은 학점 받고 취업 잘하는 것만이 대학 졸업장 획득의 목적으로 되어 있는 한 교육의 질을 높이기는 힘들다.

또한 한국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사립대학 법인이 설립권뿐만 아니라 운영권 전체를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립대학들의 설립자나 법인 이사장은 사립대학을 개인 소유물쯤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 번 이사(장)가(이) 되면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임기가 사실상 보장된다. 이사장이나 설립자들은 개인 기업을 세습하듯 온갖 물적 제도적 수단을 악용하여 이사회를 친인척 중심으로 만들어 세습체제를 형성해 강력한 족벌사학을 만들고 있다. 세상이 민주화되는데 반해 족벌사학은 대학의 자율성이라는 미명하에서 더욱더 반민주화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전체 대학 중 사립대학 비율이 80%가 되는 현실에 어떤 개혁 교육정책이 요구되어도 사립대학은 역주행한다. 그 단적인 예를 2018년 개정된 강사법에서 찾을 수 있다. 강사와 교육, 정부와 대학의 상생정신에 입각해서 현실적 해법을 찾은 강사법이 대학, 특히 사립대학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완전히 누더기가 되어 있다. 사립대 운영자들은 교육이 죽고, 학문이 죽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이번 9월, 2학기 초 학생들의 수강 대란을 앞둔 시점에서 방학을 마치고 학생을 대하는 것이 두렵다. 등록금은 줄어들지 않는데, 왜 교육 환경은 악화되고만 있는가라는 학생들의 원성이 들리는 듯하다.

한국의 경제 수준에서 사립대학을 정부책임형 공영 대학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일까? 2015년 기준 모든 사립대학 인건비 운영지출의 50%를 정부에서 지원할 때 예상되는 소요 예산이 3조8천억원 정도라고 한다. 일반대 30개, 전문대 20개의 인건비 50%를 감당할 때 연간 7,235억원 소요되고, 교비 예산의 50%를 지원하면 1조 8,380억원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현재 국가장학금 운영에 연간 소요되는 예산이 약 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무리한 비용인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 비용이 사학 비리를 잡고 교육의 질을 끌어 올리고 교육의 공공성을 보장시켜주는 비용이라면 아까울 것이 없지 않겠는가.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공교육은 백년은커녕 단 5년도 못가고 있다.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행복을 보장하기 위한 고등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1970, 80년대 무한경쟁 시대에 맞춰진 교육철학과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기준은 간단하다. 대학 인재가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도 일해 주길 바라는가, 아니면 개인의 영달만을 추구하길 바라는가? 대학 인재가 개인과 사회의 동시 발전을 위해 헌신하길 바란다면, 늦었지만 공영형 사립대학 정책 시행에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

한성대 김귀옥 교수
한성대 김귀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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