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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새 책_『뉴노멀 시대의 한반도경제』 (이일영 지음, 창비,  372쪽, 2019.07.25)
화제의 새 책_『뉴노멀 시대의 한반도경제』 (이일영 지음, 창비,  372쪽, 2019.07.25)
  • 교수신문
  • 승인 2019.08.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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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한반도 체제혁신 해야”

지난 2009년 ‘남북한 각각을 개혁하고, 남북한을 통합하며 세계와 공존하는 새로운 체제’로서 ‘한반도경제’를 주창했던 이일영 한신대 교수가 그 후속편을 내놓았다.

이일영 교수가 설명하는 한반도경제론의 특징은 첫째, 일국 단위로 사고하는 틀을 넘어 한반도를 둘러싼 다층의 맥락을 고려하는 것과 둘째, 개별 분과학문 단위 차원에서 구획된 사고를 넘어서 ‘전체 체제’를 보려는 관점이다. 이를 통해 체제 전체를 혁신하기 위한 현실적 전략을 모색한다.

이 교수는 2008년경부터 세계적 차원에서 매우 중대한 변화가 진행됐고, 그 변화가 한반도 전체에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이러한 세계체제와 경제체제, 과학기술체제의 대변동을 ‘뉴노멀’로 정의한다. 대침체, 4차 산업혁명, 지정학적 갈등과 같은 메가트렌드들이 한반도경제에 새로운 압력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뉴노멀은 단순한 순환적 위기를 표현하는 용어가 아니며, 기존 발전모델 전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하는 구조적 조건이다. 이에 대해 회복과 적응의 양면에서 전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그는 이러한 체제변동기에 정책당국이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체제적 비전의 형성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주문하며, 한반도경제론의 핵심적 논지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체제혁신의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저자의 또다른 관점은 동아시아 발전모델의 대안으로서의 한반도경제 모델이다. 선택적인 산업육성 정책으로 요약되는 동아시아 발전모델은 기본적으로 일국적 모델이지만, 저자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발전이 독자적 경로가 아니라 상호 연결과 영향 속에서 이뤄졌다고 본다. 또한 일국적 접근법으로는 새로운 발전경로를 탐색하는 것도 어렵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한반도경제란 새롭고 다양한 네트워크조직과 제도를 가져오는 체제혁신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시각에서 기존의 발전모델과 제도, 조직 형태를 개선하는 동아시아와 남북 경제협력 모델을 구상한다. 동아시아 발전모델은 거시적 성과, 산업과 기술체제, 글로벌 분업체제의 조건 등의 결합체다.

이 교수는 한편으로 한반도경제를 구성하는 조직과 체제의 원리를 네트워크경제·국가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한국에서 형성된 동아시아 발전모델은 국가와 재벌체제를 중심으로 하는 위계적 시스템과 이에 연결된 무한경쟁의 시장시스템의 덩어리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네트워크조직과 제도의 영역을 확장하는 체제혁신을 통해 좀더 혼합적이고 수평적인 체제로 이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한반도경제론의 인식 범위를 세계체제-분단체제-국내체제 등 세 개 층위의 차원으로 규정한 뒤, 이에 따라 평화질서-남북연계-혁신국가라는 삼중의 과제를 설정하고, 이 과제를 수행하는 체제적 원리를 네트워크로 상정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한반도경제의 성장전략은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의 동북아전략과 균형발전전략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지역으로서의 한반도경제와 지중해경제를 형성하는 ‘수평·분권-네트워크’의 성장전략을 제안한다.

이 교수는 2012년 대선의 최대 쟁점이었지만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유야무야된 경제민주화 개념에 관해서도 발전모델과 경제체제 혁신이라는 차원에서의 재정립을 시도하며 ‘87년체제’의 혁신과 네트워크국가로의 전환이라는 과제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한반도경제의 법적·제도적 체계와 거버넌스 혁신에 관한 논의를 다룬다. 체제혁신의 주요한 요소이자 방편으로는 커먼즈(commons)를 언급한다. 커먼즈는 시장과 국가 이외의 제2의 원리와 영역을 말한다. 혁신된 체제로서의 한반도경제는 시장 혹은 국가와 중첩된 영역을 지니는 복합적 의미의 공공성을 지닌 공동체를 포함하며, 공유적 거버넌스와 공유적 재산권으로 구성된 커먼즈가 중시되는 체제이다. 커먼즈는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체제의 변동 속에서 산업과 지역의 발전에도 핵심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커먼즈와 생산력을 만들 수 있는 현실적 경로 중 하나는 지역 차원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에서 중앙과 지방 간 격차의 심각성 때문에 분권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문제는 대지역주의와 소지역주의 노선 갈등이다. 이 교수는 영국 사례에서 나타난 대지역주의와 소지역주의의 혼합 실험을 참고하면서, 사회적 공유자산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효과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또한 지역 차원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산업·지역혁신 실험에 관해서도 논의한다. 지역 단위의 생존과 발전이 가능한 정도의 공간 규모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중앙과 지방 정부, 다양한 경제주체가 함께 참여하는 광역경제권 거버넌스의 형성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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