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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영의 유럽문학기행
임헌영의 유럽문학기행
  • 교수신문
  • 승인 2019.08.1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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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역사·철학에 음악까지 버무려낸 인문기행

임헌영의 유럽문학기행
임헌영 지음 | 역사비평사 | 456쪽

독일의 시인 횔덜린과 철학자 헤겔은 동갑내기이며 튀빙겐 신학교의 동방생이었다. 저자는 문학 기행을 하면서 역사도 놓치지 않으며, 그에 더해 철학 사상가 기행도 곁들인다. 저자는 07장 횔덜린 편에서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헤겔하우스를 꼭 방문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공이 무엇이든, 철학에 아무리 관심이 없다고 하든 간에 헤겔의 ‘정신현상학’은 반드시 읽어야 할 명저로 꼽는다. 튀빙겐 신학교 시절 동갑내기 동방생 횔덜린과 헤겔은 프랑스대혁명 소식을 듣고 “자유 만세! 루소 만세!”를 외치고, ‘라 마르세예즈’를 불렀다는 일화도 소개한다. 


헤르만 헤세는 니체를 너무나 좋아하여 그가 대학 교수로 있던 바젤로 이사했다. 저자는 헤세의 자취를 더듬어 바젤을 기행하면서 니체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는다. 바젤 기행에서 헤세의 생활보다는 니체에 더 많은 공을 들여 서술하고 있다. 

여행을 하면서 작가나 작품과 관련된 음악을 추천해주는 것도 이 책이 선사하는 즐거움 중 하나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의 무대인 보로지노 전투 현장을 갈 때는 영화 <전쟁과 평화>의 사운드트랙인 ‘나타냐 왈츠’나 차이콥스키의 ‘1812년 서곡’을, 톨스토이의 고향인 야스나야 폴랴나를 갈 때는 러시아 최고의 민요인 ‘카츄샤’를, 막심 고리키의 고향 니즈니 노브고로드로 향할 때는 ‘스첸카 라진’, ‘볼가 강의 뱃노래’를 듣기를 권한다. 또한 낭만적 시를 썼다고만 알고 있는 바이런이 영국 상원 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에 의회에서 노동자 탄압 법안에 반대했음을 기억하며 런던 거리를 거닐 때는 음악공동체 첨바왐바의 ‘러드 장군의 승리(The Triumph of General Ludd)’를 들어보라고 한다. 문학 기행이면서 인문·역사·음악 기행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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