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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리뷰 : 『북핵문제의 해법과 전망』(한국정치학회 엮음, 중앙M&B 刊)
주간리뷰 : 『북핵문제의 해법과 전망』(한국정치학회 엮음, 중앙M&B 刊)
  • 장성호 배재대
  • 승인 2003.09.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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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방안 제시는 미흡

장성호 / 배재대·정치학

북핵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과 여야 정치인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전문가들의 논의조차 피상적이고 총론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한국정치학회가 지난해 하반기에 개최한 남북한 관계와 북핵 문제에 대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중심으로 남한의 대북정책, 북한의 대남정책, 그리고 미, 일, 중, 러의 대한반도 정책과 대북핵 정책들을 자세히 분석하면서 북핵 문제의 해법과 전망들을 제시하고 있다.

최완규 교수는 '대북 화해·협력 정책의 성찰적 분석'이라는 글을 통해 김대중 정부의 대북 정책의 성과와 문제점을 분석하면서 대북 정책의 지속과 성공은 북한 스스로 정책의 필요성을 진실로 인정하고 남한 사회 내에서 국민적 지지 기반을 확보할 때만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스콧 스나이더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반 클린턴주의'에서 출발해 독재자, 악의 축, 불량국가 등의 수사학적인 표현에 의존함으로써 위기를 고조시켜 나갔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또한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부시 행정부 내의 의견 불일치를 지적하면서 중요한 점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를 결정하고, 한국, 일본의 합의와 중국의 수용을 얻어낼 수 있는 전략이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합의가 이행된 사항에 대해서는 북한으로 하여금 충분한 실리를 얻을 수 있도록 과감한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155쪽

이 책은 남북한 관계와 미, 일, 러, 중의 대북 핵 정책을 분석함과 동시에 남북한간의 획기적인 진전을 나타내는 합의인 1972년의 7·4 남북공동성명, 1992년의 남북기본합의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1994년의 제네바 합의, 그리고 2000년 남북 정상간의 6·15남북공동선언의 성사과정과 의의를 이러한 합의를 성사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인사들의 글을 통해서 성찰하고 있다. 이러한 글들은 남북관계에 있어 소중한 역사적 기록이며, 특히 1994년 제네바 합의의 의의와 문제점을 분석한 한승주 교수의 글은 북핵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데 있어 반면교사로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정복 교수는 지난해 10월 북핵이 제기된 이래의 진전 상황을 살펴보면서 정부 대북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시나리오별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남북한과 한반도 주변 4강들의 입장과 정책들을 잘 분석해 한반도 문제의 해법을 마련하는 데 이정표로서 큰 의의가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들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한국은 북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조정자'가 아닌 '당사자'임을 강조하는 것, 그 대안을 모색함에 있어서 맥락적 변수의 체계적인 제시가 빈약했음을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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