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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도와 克日' 대학이 나섰다
'중소기업 도와 克日' 대학이 나섰다
  • 허정윤
  • 승인 2019.08.19 0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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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이어 POSTECH·서울대·성균관대 등 속속 동참
연세대·한영대 등 기술자립 자문단 구성, 첨단 장비 제공
반도체·부품·소재·장비등 전문가 풀 만들어 체계적 지원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조치로 경제보복이 현실화되자 국내의 대학들이 부품 소재산업 관련 중소기업의 기술자립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카이스트(총장 신성철)는 지난 5일부터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전·현직 교수진 100여명으로 구성된 ‘카이스트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KAMP)’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서울대 공과대, POSTECH, 연세대 공대, 성균관대 등 다수 대학들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기업 기술 자립을 지원하는 교내 자문단을 구성한다고 잇따라 발표했다.

 카이스트는 전·현직 교수진 100여명으로 기술자문단을 빠르게 구성해 자문 지원을 선도했다. KAMP는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수출 규제 영향권에 들어간 1,194개 품목 중 주력 산업 공급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159개 품목에 대해 기업들의 자문 요청을 받고 있다.

 카이스트는 이번 자문단 구성이 학교 설립 목적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카이스트는 과학기술대학으로서 위기 속 국가 기간산업계에 기술을 지원해 국가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단행으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놓인 국내 기업의 애로기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창구가 되겠다는 것이 카이스트의 지향점이다.

 서울대 공대도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타격을 입은 소재·부품 등 100대 품목의 안정화를 지원하기 위해 특별전담팀을 구성한다. 실질적인 도움을 위해 서울대 공대 산하의 반도체공동연구소·자동화시스템공동연구소·신소재공동연구소·정밀기계설계공동연구소·화학공정신기술연구소들이 각각 기술자문을 지원한다.

 POSTECH도 중소·중견기업을 돕기 위해 ‘전문가 풀’ 시스템을 도입해 소재·반도체·철강·에너지·통신·전자분야의 교수 100명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자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POSTECH 전체 전임교수 인원이 288명인 점을 감안하면, 3명 중 한 명이 전문가 풀에 등록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본이 규제 조치를 취했던 소재 3종 중 하나인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를 시험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장비를 갖추고 있는 포항가속기연구소도 적극 도움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성균관대학교는 첨단 분야 관련 교수를 중심으로 ‘SKKU 기술혁신자문단’을 구성해 기업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SKKU 기술혁신자문단은 기업이 겪고 있는 글로벌 위기를 극복 할 수 있도록 대학의 R&D 성과를 최대한 활용해 기술과 장비를 지원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는 역할을 맡는다. 


 연세대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국내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위해 교수 185명이 참여하는 특별 기술지원단을 구성한다. 연세대는 산하 7개 연구소와 3개 연구단, 자연과학연구원 등 교수 185명이 참여하는 특별 기술지원·연구단을 구성했다. 기술지원·연구단은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기계-로봇·인공지능-에너지·환경-바이오·의료 등 5개 분과로 나뉜다. 


 한양대(총장 김우승) 역시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기술 자립을 돕기 위해 총장 직속의 지원단을 설립했다. ‘한양대 기술자립화지원단’은 첨단기술의 핵심인 반도체·에너지·디스플레이·자동차·전기전자·부품소재·기계부품·화학생물소재 등 8개 분야로 특화했다. 서울캠퍼스에서는 8개 모든 분야에 공과대학과 자연과학대학 교수들, ERICA캠퍼스는 전기전자·부품소재·기계부품·화학생물소재 등 4개 분야에 공학대학과 과학기술융합대학 교수 등 총 300여명이 참여한다. 


 이밖에 충남대·대덕대·대전대·배재대 등 충청권과 영남대·대구대·경일대·대구카톨릭대등 영남권 지방대학들도 긴급간담회와 함께 특별전담반을 구성하는 등 일본의 수출규제 충격파를 극복하기 위해 정·관·학 연대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기업의 기술 상담 문의 전화를 받고 있는 KAIST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 최성율 단장(=카이스트)
기업의 기술 상담 문의 전화를 받고 있는 KAIST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 최성율 단장(=카이스트)

 자문단 구성을 처음으로 추진한 신성철 KAIST 총장은 “과거 무력이 주도하던 시대에는 군인이 나라를 지키는 전사였지만 4차 산업혁명 기술패권 시대에는 과학기술인들이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신 총장은 이어 기술자문단을 두고 ‘119 기술 구급대’격이라고 칭하며 한·일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현재의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새로운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의 애로 기술개발을 자문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KAIST가 해당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데 국가 전위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이 있음을 구성원들에게 강조한 것이다.

허정윤 기자 verit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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