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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웅숭깊은 ‘자학의 리얼리티 쇼’는 당신의 어떤 근육을 움직이게 할까
이 웅숭깊은 ‘자학의 리얼리티 쇼’는 당신의 어떤 근육을 움직이게 할까
  • 교수신문
  • 승인 2019.07.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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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
임승훈 지음 | 문학동네 | 432쪽
“만만찮은 필력”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힘이 강력하다”(심사위원 이기호 박형서)는 평을 받으며 2011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임승훈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당선 소감을 밝히는 지면에서 임승훈은 “나는 애초에 수상소감으로 어떻게 웃길 것인가만 생각했다. 감성적인 서두로 시작되는 차분한 소감은 도저히 쓸 자신이 없었다”라고 운을 뗀 뒤 자신의 연애사를 밝히는 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그리고 다음의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이 치기 어린 소감은 아마 한 달만 지나면 후회하겠지. 하지만 나는 이런 후회할 만한 지질함이 좋다.” 대개 문학을 향한 애정과 신인으로서의 포부를 드러내며 자신의 문학적 시작을 알리기 마련인 상황에서, 임승훈은 엄숙함과 진지함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유머’와 ‘지질함’을 올려놓았다. ‘유머’가 읽는 이에게 산뜻한 뒷맛을 남기는 것이라면 ‘지질함’은 물로 헹구고 싶은 찝찝한 맛을 안겨준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칠 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써내려간 여덟 편의 중단편소설은 바로 이 유머와 지질함의 배합으로 탄생한 ‘단짠단짠’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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