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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사람 간 임상차이 원인, 수학으로 규명
동물-사람 간 임상차이 원인, 수학으로 규명
  • 교수신문
  • 승인 2019.07.1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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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김재경교수-화이자 장청박사 공동연구

주행성인 사람, 야행성 쥐에 비해 약효 더 많이 반감
국제 학술지 ‘분자 시스템 생물학’ 7월호 표지논문선정

“이번 성과를 통해 국내에선 아직은 부족한 의약학과 수학의 교류가 활발해지길 기대”

KAIST(총장 신성철)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와 글로벌 제약회사 화이자(Pfizer)의 장 청(Cheng Chang) 박사 공동연구팀이 수학적 모델을 기반으로 동물 실험과 임상 시험 간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밝히고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카이스트 사진 왼쪽부터 김재경 교수, 김대욱 연구원
카이스트 사진 왼쪽부터 김재경 교수, 김대욱 연구원

 연구팀은 일주기 리듬 수면 장애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동물 실험과 임상 시험 간 발생하는 차이 문제를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해결함으로써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높였다. 또한, 동물과 사람 간 차이 뿐 아니라 사람마다 발생하는 약효의 차이 발생 원인도 밝혀냈다.
 김대욱 박사과정이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분자 시스템 생물학 (Molecular Systems Biology)’ 7월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고, 우수성을 인정받아 7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 Systems approach reveals photosensitivity and PER2 level as determinants of clock-modulator efficacy)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임상 시험 전 단계로 쥐 등의 동물을 대상으로 전임상 실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동물에서 보였던 효과가 사람에게선 보이지 않을 때가 종종 있고 사람마다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약효의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찾지 못하면 신약 개발에 큰 걸림돌이 된다.

맞춤형 시간 치료법 (Chronotherapy). 환자의 수면 패턴을 웨어러블 디바스를 통해 현재 투약 조건이 원하는 취침/기상 시간을 가져오는지 실시간 분석 (왼쪽). 그렇지 못한 경우 하루 중 약의 투약 시간 (오전, 오후, 저녁)을 조절함으로써 환자가 적절한 시간에 수면을 할 수 있도록 치료할 수 있다.
맞춤형 시간 치료법 (Chronotherapy). 환자의 수면 패턴을 웨어러블 디바스를 통해 현재 투약 조건이 원하는 취침/기상 시간을 가져오는지 실시간 분석 (왼쪽). 그렇지 못한 경우 하루 중 약의 투약 시간 (오전, 오후, 저녁)을 조절함으로써 환자가 적절한 시간에 수면을 할 수 있도록 치료할 수 있다.

 수면 장애는 맞춤형 치료 분야에서 개발이 가장 더딘 질병 중 하나이다. 쥐는 사람과 달리 수면시간이 반대인 야행성 동물이다 보니 수면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가 실험 쥐에게는 효과가 있어도 사람에게는 무효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 원인이 알려지지 않아 신약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의 원인을 미분방정식을 이용한 가상실험과 실제 실험을 결합해 연구했고, 주행성인 사람은 야행성인 쥐에 비해 빛 노출 때문에 약효가 더 많이 반감되는 것이 원인임을 밝혔다. 이는 빛 노출 조절을 통해 그동안 사람에게 보이지 않던 약효가 발현되게 할 수 있음을 뜻한다. 수면 장애 치료 약물의 약효가 사람마다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신약 개발의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증상이 비슷해도 환자마다 약효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리 모델링을 이용한 가상환자를 이용했다.
 이를 통해 약효가 달라지는 원인은 수면시간을 결정하는 핵심 역할을 하는 생체시계 단백질인 PER2의 발현량이 달라서임을 규명했다.
 또한, PER2의 양이 낮에는 증가하고 밤에는 감소하기 때문에 하루 중 언제 투약하느냐에 따라 약효가 바뀜을 이용해 환자마다 적절한 투약 시간을 찾아 최적의 치료 효과를 가져오는 시간요법(Chronotherapy)를 개발했다.
 생체 시계 (Circadian clock)는 생리학과 행동의 일주기 리듬이 밤낮의 변화에 맞추어 움직이도록 동기화한다. 해외여행을 가면 처음엔 시차를 겪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면시간이  변화하는 것은 생체 시계가 환경과 동기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동기화가 정상적으로 일어나지 않으면 수면 시간이 불규칙적이거나 비정상적인 시간에 수면을 하는 일주기 리듬 수면 장애 (Circadian rhythms sleep disorders)가 발생한다. 이러한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생체시계의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하는데 화이자(Pfizer)에서 10여년전 생체시계를 구성하는 핵심 Kinase인 CK1δ/ε을 억제하는 약물을 통해서 가능함을 밝혔다.

약물 분자와 생체시계 구성 분자들 사이의 상호작용 (i)과 빛 노출이 생체시계 분자에 미치는 영향 (ii)을 묘사하는 수리모델 다이어그램. 복잡한 분자들의 상호작용을 묘사하기 위해 300여개의 미분방정식이 사용됨. (iii) 미분 방정식을 풀면 약의 효과가 생체 리듬과 수면시간에 미치는 효과를 가상으로 실험할 수 있음.
약물 분자와 생체시계 구성 분자들 사이의 상호작용 (i)과 빛 노출이 생체시계 분자에 미치는 영향 (ii)을 묘사하는 수리모델 다이어그램. 복잡한 분자들의 상호작용을 묘사하기 위해 300여개의 미분방정식이 사용됨. (iii) 미분 방정식을 풀면 약의 효과가 생체 리듬과 수면시간에 미치는 효과를 가상으로 실험할 수 있음.

 하지만 쥐와 같은 야행성 동물에서 관찰된 약의 효과만큼 원숭이와 사람과 같은 주행성 동물에서 나타나지 않아 신약을 개발하는데 걸림돌이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생체시계를 구성하는 분자들과 약물 분자의 상호작용을 묘사하는 미분방정식을 이용한 가상실험과 실제 실험을 결합하여 이러한 약의 효과 차이는 주행성인 원숭이와 사람에서 약의 효과가 빛 노출에 의해 강하게 반감되기 때문이란 것을 발견했다. 나아가 수리모델로 만들어진 가상환자를 이용하여 개인간의 약의 효과가 차이를 가져오는 원인은 생체시계 핵심 단밸질인 PER2 단백질의 양이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란 것 역시 밝혔다. 이는 개인의 빛 노출 환경과 수면 장애를 가져오는 유전변이가 PER2 단백질 발현 정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약의 효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김재경 교수는 “수학이 실제 의약학 분야에 이바지해 우리가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데 도울 수 있어 행복한 연구였다”라며 “이번 성과를 통해 국내에선 아직은 부족한 의약학과 수학의 교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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