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3:50 (금)
과학계 38년 경험담아 ‘쓴소리’
과학계 38년 경험담아 ‘쓴소리’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1.03.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1-03-07 22:02:37
교수의 정년퇴임을 기념해 후학들이 논문집을 봉정하는 것은 교수사회에서는 당연한 관례로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지나치게 관례화 된 교수 퇴임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대학사회에서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관행을 넘어서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학들이 논문집을 봉정하는 것을 마다하고 칼럼집『과학자도 할 말 있다(삶과꿈)』를 펴 낸 김영걸 포항공대 교수(71, 화학공학과·사진)는 우리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과학분야의 연구 결과는 대부분 저널에 실리고, 이공계 분야는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논문집을 내더라도 관심 있는 몇몇 사람만 보기 때문에 논문집을 내는 비용과 노력에 비해 의미가 별로 없다”고 김 교수는 지적한다. 이런 이유로 고민하던 김 교수는 그 동안의 경험과 기고했던 글을 묶어 책을 내는 것이 어떠냐는 주변의 동료들과 후학들의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다. 김 교수는 지난 회갑기념에도 논문집 대신 ‘화학반응공학개론’이라는 교재를 제자들과 함께 펴 내기도 했다.

‘우리가 살기 원하는 사회를 위하여’를 부제로 단 이 책은 김 교수가 70년대 중반부터 지방지 ‘대동일보’와 ‘주간조선’에 기고했던 글들이 묶여 있다. ‘우리, 북한 그리고 이웃 나라들’, ‘미국을 다시 본다’, ‘인간을 위한 과학’ 등을 제목으로 사회 전반에 대한 김 교수의 생각들이 담겨있다. 특히 ‘교수들에게 연구업적만을 강요하면 교육은 누가 하는가. 제대로 된 교육 없이 좋은 연구성과를 기대하는 과학교육 정책은 문제가 있다”며 대학과 정부의 과학정책에 대해서도 가차없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과학과 기술이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부분이 상당하지만 그것이 역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우리 과학자들은 별로 관심을 가져오지 못했다”며 “앞으로 과학자들은 사회 오피니언 리더로서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과학기술이 어떻게 쓰여져야 하는지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미선 기자 whwoori@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