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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시대
철의 시대
  • 교수신문
  • 승인 2019.06.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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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M 쿳시 지음 | 왕은철 옮김 | 문학동네 | 276쪽

 

『철의 시대』는 쿳시의 소설 중 남아프리카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대한 분노가 가장 인상적이고도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남아프리카에서 아파르트헤이트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던 시절, 퇴직한 고전문학 교수인 커런 부인은 백인으로서 혜택받은 삶을 살아왔다. 불치의 암을 선고받은 생의 말년에 이르러서야 그녀는 인종차별정책의 날선 공포와 마주한다. 그녀의 침실 발코니에서 흑인 거주지역인 케이프 플래츠에서 치솟는 연기가 보이고, 그녀가 고용한 흑인 가정부 플로렌스의 아들 베키가 죽임을 당하며, 집안에 들인 베키의 친구 존은 경찰의 총격을 받고 숨진다. 서서히 죽음에 가까워지는 그녀 곁에는 그녀 집에 마음대로 들어와 살고 있는 노숙자 퍼케일과 그가 데리고 다니는 개 한 마리뿐이다.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의 야만성과 임박한 죽음에 대한 서사가 하나로 얽혀 있는, 처절하게 아름다운 변주곡 같은 작품이 바로 『철의 시대』다. 단 하나의 원인에서 비롯된 문명의 업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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