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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최대 입시부정 경악…50명 기소불구 “빙산의 일각”
미국 역사상 최대 입시부정 경악…50명 기소불구 “빙산의 일각”
  • 교수신문
  • 승인 2019.06.2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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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사회의 수습방향·강도, 한국도 지켜봐야  

 

최근에 밝혀진 미국 대학역사상 최대 규모의 부정입학 사건은 미국 대학 입학제도의 공정성과 평등성에 심각한 불신은 물론 미국사회의 도덕적 가치관의 타락의 증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3월 12일 10개월간의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윌리엄 릭 싱어라는 대학입시/입학 컨설팅업체 대표가 유명 연예인과 부유층을 상대로 입시부정과 부정입학을 주도하여 연루된 학부형으로부터 총 2500만 달러 (약 280억 원)를 거두어드린 바 있다고 했다.

연방수사국은 33명의 학부형, 11명의 대학행정담당관, 스포츠팀 코치, 기타 6인 등 총 50인을 매수, 우편사기, 갈취, 갈취모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번 부정입학 사건에 연루된 대학은 예일대, 스탠포드대, 죠지타운대, 버클리대, UCLA, 남가주대(USC), 산디아고대, 텍사스대, 웨이크포리스트대 등 최상위급 명문대학이다.      

 미국은 물론 세계 최정상의 명문대학으로 평가되는 하버드대는 릭 싱어가 주도한 부정입학 스캔들에는 연루된 바 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 4월 4일자 보스턴 글로브 (Boston Globe)가 부유한 중국계 이민자가 하버드대 펜싱코치의 주택을 시가의 2배 가까운 가격에 구매한 직후에 그의 아들이 하버드에 합격하였다고 보도했고 신문사로부터 이러한 사실을 접수한 하버드대학이 이 사건의 진상조사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하버드 행정당국자는 이 사건에 대한 공정한 조사를 위해서 외부인사가 독립적으로 조사를 진행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의 주모자인 입시/입학 브로커 싱어는 미국 대학 입학시험인 SAT 나 ACT (한국의 수응시험 해당)에서 하버드대학 출신 학원 강사가 대리시험을 치게 하거나 시험 감독관을 매수하여 답안지를 수정하게 하여 시험성적을 올리는 시험관련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이러한 입시부정행위이외에 또 다른 유형의 방법은 유수대학 스포츠팀 코치를 매수하여 고등학교과정 중 스포츠선수경력이 전혀 없는 학생을 증빙 서류를 위조하여 체육특기자로 합격시킨 것이다. 예컨대, 예일 대학교 여자축구팀 코치는 축구선수경험이 전무한 입학지원자를 축구특기자로 합격시키는 대가로 45만 달러(약 5억1천만 원)를 수뢰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남가주대학 (USC)에 여자 수구 (water polo) 특기자로 합격한 학생의 학부형은 다른 선수의 사진을 합성한 조작된 증빙자료를 제출한 사실도 적발되었다.

이번사건에 연루된 학부형들이 대형 로펌의 대표변호사, 투자회사 회장, 리조트와 호텔체인 회장, 부동산 및 주택단지 개발회사 회장, 국제적 명성을 가진 패션디자인회사 회장, 나파밸리 와인제조업체 소유주, 할리우드 저명 배우 등이라는 사실은 미국 상류계층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 (moral hazard)를 반영한다고 믿는다.

그들은 그들이 소유한 막대한 부(wealth)를 동원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법의 준수와 윤리적 판단 등은 제쳐놓은 것이다. 한 사회의 상류계급이 목적달성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한다면 그 사회의 공정성을 위협할 것이며 모든 계층이 더불어 사는 사회통합의 가능성도 저해할 것이다. 

미국의 명문대학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입학지원자 규모에 따른 입학 경쟁률의 상승에 대해서 시장원리를 적용하는 전략적인 접근을 해 오고 있다. 유수대학은 고등교육의 수요/공급 현실이 다분히 판매자 우위 시장 (seller’s market)이라는 상황을 대학의 이해증진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명문대학에서의 교육기회는 희소한 “상품”으로 고등교육 시장에서 거래되며 상품의 공급자는 “상품의 가격”을 일방적으로 책정할 수 있는 권한을 누릴 수 있다. 명문대학이 설정하고 적용하는 입학사정기준 (admission criteria)이 바로 “가격표”(price list)인 것이다. 하버드대  전 총장 두류 파우스트는 “하버드는 지원자 중 각 고등학교 1등 졸업자들 (valedictorian)만으로도 모집정원의 두 배를 채울 수 있다”고 했다.

하버드대는 2019학년도 총 지원자 43,330명 중에 1,950명이 합격하여 4.5%의 합격률을 보였고, 예일대의 합격률은 5.9%, 프린스톤대 5.8%  컬럼비아대 5.1%, 브라운대 6.6%, 펜실베니아대 7.4%, 다트무스 대 7.9%, 코넬대 10.6% 이었다. 아이비리그 대학은 지난 5년 기간에 합격률이 지속적으로 감소된 추세를 보였다.
   
미국대학의 입학전형요소와 전형기준에 공식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대부분의 미국대학이 입학지원자 전형의 중요한 요소로 불문율처럼 포함하는 핵심 기준의 하나가 동문 졸업생의 자녀지원자에게 특전을 부여하는 소위 리거시 (legacy) 제도이다. 통상 부모 중 한 사람이 졸업생이면 리거시로 분류되며, 조부모나 형제가 졸업생인 경우가 리거시에 포함되는 사례는 드물다. 부모가 학부출신 동문이면 일반지원자 합격 확률보다 45%포인트 높고, 대학원출신 동문이면 14%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특히 명문대학 동문 중에 모교에 상당한 금액의 기부금을 헌납한 경우 그들의 자녀가 입학지원을 하면 전형과정에서 특별한 고려대상이 되며 리거시 지원자의 합격률은 일반지원자의 합격률보다 월등하게 높게 나타난다. 2014부터 2019년 기간에 하버드대 리거시 지원자의 합격률은 33% 이었고 예일대의 리거시 합격률은 24%였다.

미국 아이비리그 (Ivy League) 대학의 2019년 가을학기 신입생그룹 중 리거시의 비율은 다트무스대 9%, 프린스톤대 11%, 예일대 12%, 유펜 13%로 나타났으며 매년 아이비리그대학의 리가시 비율이 10-15%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2019년 2월에 시행된 퓨 연구소 여론조사 (Pew Research Center Poll)의 결과에 의하면 미국인의 70%가 대학 입학사정에서 리가시요소를 포함시키는 것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지금까지 연방수사국이 발표한 연루자는 50명이다. 그러나 이번 부정입박 사건의 주모자인 릭 싱어는 2011년부터 2018년 까지 총 761건의 대학입시 및 입학관련 자문을 제공했다고 연방수사국에 자백했다. 따라서 지금까지 기소된 건수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지적 되었다. 앞으로 이번 부정입학 스캔들이 얼마나 확대될지 예측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지는 이번 부정입학 사건에 대한 기사를 접한 바 있는 미국 고등학교 재학생 500명에게 이 사건에 대한 그들의 의견을 물었다. 고등학교 학생들의 반응에는 “충격적 이었지만 뜻밖이지는 않았다,” “학업에 열중해서 우수한 성적을 받으면 명문대학에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러한 믿음이 사라진 기분이다,”“인간의 존엄을 말살하는 행위이다,” “입학제도가 취약하고, 임의적이며, 망가져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이것은 미국사회가 지향하는 바가 결코 아니다”(This is not what America is all about!)가 포함되었다.

고등교육 학계에서도 이번 사건을 자본주의 사회에 내재된  경제적 불평등이 초래할 수 있는 필연적인 부산물의 하나이며, 부유층이 가지는 특권의식 사고방식 (entitlement mentality)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초 까지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Sky 캐슬”에는 한국의 입시, 사교육, 의료계의 어두운 면과 부유층 부모들의 자녀의 명문대 입학에 대한 열망에 편승하는 입시코디네이터가 등장했다. 준법정신, 공정하고 평등한 경쟁의 틀이 오랫동안 정착되어 있다고 믿었던 미국사회에서 한국 드라마의 각본구성을 훨씬 초월하는 규모의 입시부정과 입학부정이 현실화된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대학은 물론 미국 고등교육기관 전체가 이 사건으로 인해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입시제도와 입학제도에 대한 철저한 개혁이 불가피할 것이다. 나아가 미국 사회체제 전반에서 진정한 실력 위주의 원칙이 더 이상 다른 부정한 요소들의 작용으로 희석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부모의 돈이나 권력도 실력이라는 타락된 가치관이 젊은 세대에 더 이상 퍼지지 않도록 공정한 경쟁 (fair play)정신을 배양하는 교육이 학교와 가정에서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자녀의 명문대학 “간판”(졸업장) 획득을 위한 부모들의 병적인 집착은 미국이나 한국 모두에서 근본적 각성이 필요해 보인다.  
    
신의항
성균관 대학교 초빙교수
(미국 사우스캐럴라이나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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