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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태의 세계: 의지와 책임의 고고학  고쿠분 고이치로 지음 | 박성관 옮김 | 동아시아 | 408쪽 
■ 중동태의 세계: 의지와 책임의 고고학  고쿠분 고이치로 지음 | 박성관 옮김 | 동아시아 | 408쪽 
  • 교수신문
  • 승인 2019.06.1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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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동안 너무 ‘능동-수동 언어 체제’에 갇혀 살아온 게 아닐까? 이 체제에서, 능동적이라 간주된 주체들은 행위에 책임질 것을 추궁당한다. 반대로 수동적인 존재로 간주되면 무시당하기 일쑤이다. 어느 쪽이든 불편한 결과이다. 그런데 이 언어 체제는 보편적인 게 아니라고 한다(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기계는 더더욱 아니다). 실제로 고대 이전에는 사람의 행위나 사건을 능동-수동 이분법에 가두지 않았다. 따라서 의사소통의 핵심적인 목표도 진정한 행위자, 즉 진짜 책임자를 찾아내는 게 아니었다. 이러한 고대의(혹은 더 이전의) 언어 체제에서 중요했던 게 바로 중동태였다. 만일 우리가 이 중동태를 불러내어 사회 현상이나 의료 현장에 적극적으로 비추어본다면, 사건과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현상하기 시작할까? 사회과학이나 의료 현장에는 어떤 혁신이 일어날까? 
만일 중동태가 일상 속에서 활성화된다면 우리는 과도한 책임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사회 구조나 개인의 의지로 환원되지 않는 측면들을 풍부하게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동태는 새로운 삶을 위한 가능성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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