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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과 기술패권경쟁 속 한국 대학의 좌표와 역할
무역전쟁과 기술패권경쟁 속 한국 대학의 좌표와 역할
  • 교수신문
  • 승인 2019.06.1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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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모(물리학, 포항공대 명예교수)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처음에 단순히 미국 무역적자로 시작된 듯한 문제가 화웨이를 통한 기술패권으로 번져가고, 남지나해 자유해상권 대만 등 외교 군사 까지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형국이 되고 있다. 당장 한국은 양국 간 25%까지 오른 관세 전쟁으로 수출이 급감하여 무역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정치적 군사적으로도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 한국은 중국의 보복이 두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 들어가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이 심화되면서 IT 관련기업 들의 탈중국 동맹화가 가속되고 있다. 구글, 인텔, 퀄컴, 자일링스 등 미국 기업들이 중국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영국의 반도체 메모리 설계회사 ARM도 거래 중단을 하면서 미·중 기술패권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들은 단순 IT 부품제조회사가 아니고, 컴퓨터의 뇌, 중추 신경, 감각신경을 설계하고 만드는 회사로서 이들 회사의 부품없이 새로운 시대를 감당하는 디지털 장비를 만들 수 없다. 겉으로는 이들의 중국 수출액이 중국에 끼치는 영향력이 얼마 안 되는 것 같으나, 더 이상의 중국의 디지털 기술 발전을 용납하지 않고 좀비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무서운 경고성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제 스마트폰과 컴퓨터 관련 기업 및 이를 이용한 기술을 현재 기술 수준 이하로 묶어 놓겠다는 것으로서 중국에게는 치명적인 메시지이다. 이에 동조하여, 대만은 자국 메모리 제조사들이 중국에 세운 생산 라인 일부를 대만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미국을 중심으로한 서방의 IT핵심기업 연합분위기 속에서, 한국 정부와 삼성과 SK하이닉스는 동참시 '대단히 심각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사드, 롯데마트 철수에 연계된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 40년 전 시작된 등소평의 개혁·개방 정책에 의해 중국은 서구 자본과 기술 유입을 통하여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힘을 키웠다. 이때 등소평은 '韬光养晦 (도광양회, 칼날의 빛을 감추고 어둠속에서 힘을기르며 기다리라)'는 말을 하며 100년간 이를 유지하라 했다. 그러나 시진핑 정부는 '중국몽'이라는 '위대한 중화민족 부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패권국의 꿈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하 위한 전략으로 '일대일로' 계획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추진하였다.

이런 전략은 시진핑 시대에 시작된 것이 아니고, 티베트, 고구려 발해 역사까지 중국 역사에 포함시키는 서북공정, 동북공정도 중국 패권 계획의 밑바닥 정지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무역 전쟁은 등소평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한 지도부가 그동안 감추어왔던 발톱을 너무 일찍 들어낸 데서 온 것이다. 이는 전체주의적 사회주의국가와 인간의 자유와 기본권의 존중으로부터 출발한 자본주의 국가의 체제와의 이데올로기 충돌로서 언젠가 올 것이 온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터저 가며 세계가 요동 칠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에게는 더구나, 비록 핵무기는 보유했으나, 자유와 인권이라는 개념도 없고 경제도 무너져버린 사회주의 체제의 북한이 같은 동포로 있어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미·중 패권경쟁의 핵심은 과학기술 전쟁이다. 중국은 급격히 커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다시 동아시아의 맹주가 되겠다는 의욕을 들어내며, 이를 위한 전투 의지를 강렬히 불태우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적당히 중국의 발전을 더불어 향유하던 우리의 과거 발전 모델은 이제 끝난 것 같다. 부질없는 이념분쟁에 시간적, 자원적 여유도 없다. 무역 전쟁으로 포문을 연 패권 전쟁은 이제 과학기술 분야까지 확대되어, 이제는 과학기술 분야가 두 강대국 패권 다툼의 핵심이 되었다. 이미 수소폭탄, 유인우주선을 성공시킨 14억 인구의 지금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막강합 리더십하에 미래 핵심 기술 연구에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부었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많은 과학 기술 분야에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AI, 핵융합, 최신형 가속기, 이에 결부된 거대 레이저시설, 우주개발등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전역의 교육기관과 기업은 정부 방침을 받들어 열심히 이를 구현하는데 온 힘을 쏟으며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중국은 핵심 기술 역량이 아직 많이 부족함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메꾸기 위한 인재 양성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화웨이를 창업한 런정페이는 "미중 무역전쟁은 과학과 기술의 역량과 직결되어 있으며 교육수준의 문제"라고 주장하며 기초 연구에 대한 투자와 인재 양성을 강조하였다. 미국은 이번 무역전쟁 기술패권경쟁에서 전체를 놓고 볼 때 더 우세한 위치에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중국이 설사 이번 무역 전쟁에서 패배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할 것이며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은 앞으로 더 강하게 진행될 것이다. 미국이나 선진국은 보호 무역차원에서 자신의 원천기술을 보호하려 하고 이것은 벌써 미국의 중국 유학생 제한에서 나타나는 바와같이 대학의 연구실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중국은 이번에 일시적으로 물러선다 할지라도 결코 "위대한 중국의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그것은 더 은밀하게, 기초연구 기초교육, 학문 교류의 차원에서 추진될 것이다. 한국인의 교육열과 과학기술 발전에 정책은 지금까지 한국 경제가 고도성장을 이루는 동력이 되어, 대한민국을 세계 주요 경제국의 반열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이제 막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정치, 군사, 문화, 역사가 다 얽히는 중국의 전체적 사회주의와 개인 인권의 존중으로 출발한 서방 자유세계의 이데올로기가 충돌하면서 대한 민국에게 어디에 서 있을 것이냐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서, 향후 한국은 어떻게 해야 살아 남을 수 있을지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고민은 이미 상당히 늦었는지도 모른다. 지금 한국의 대학은 총체적으로 복잡한 무역분쟁, 기술패권의 함축된 의미를 파악하고, 우리의 생존이 달린 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지적 역량을 결집하고, 미래를 위하여 교육 수준을 올리고 인재를 양성하는 중요한 역할에 대해 미중 분쟁의 국제환경 속에서 다시 틀을 짤 필요성이 있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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