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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이 아프리카의 여권신장에 지대한 역할할 것"
"새마을운동이 아프리카의 여권신장에 지대한 역할할 것"
  • 교수신문
  • 승인 2019.06.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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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이 대한민국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위상 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확신은 더욱 단단해졌다. 최근 아프리카 출장에서 만난 케냐 미고리시의 유일한 여성 시의원 수잔 모하베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다.

지난달 영남대의 국제인턴십프로그램 협의 차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등 동아프리카 3개국 출장을 다녀왔다. 비행과 기다림으로 무려 30시간 넘게 12일이나 걸려 도착한 아프리카 대륙은 내 가슴을 뜨겁게 했다. 저절로 분노가 끓어 올랐다.

케냐 미고리 시에서 만난 수잔 모하베 의원에게 들은 아프리카 여성의 지위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참담했다. 아프리카 가정에서 여성은 남성의 부속물에 불과했다. 여성은 자신 명의의 재산을 소유할 수 없고, 교육도 받을 수 없는 존재였다. 남성의 학대와 폭력이 당연시됐고, 심지어 여성 살인에 대한 법적 조치도 마땅히 취할 수 없었다. 특정 부족이나 공동체 이야기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관념이었다.

그런 관념에 저항하는 여성은 공동체에서 추방되곤 했다. 그런 사회에서 여성이 시의원에 출마했다? 남편으로부터 이혼당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친정 가족으로부터도 버림을 받는다.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닌 지금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희망의 새싹은 자라고 있었다. 모하베 시의원이 그 중심에 서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영남대에서 새마을 단기연수를 받고 나서 고향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고, 서서히 변호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미고리 시에 새마을부녀회를 조직하는 한편 여권 신장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처음 50여명이던 회원은 현재 1000여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양계사업 등 수익사업으로 경제 사정이 나아졌고, 자녀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은 여성의 기본권을 찾고, 여성의 사회 참여를 활성화하겠다는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모하베 시의원의 이야기는 1970년대 한국사회를 떠올리게 했다. 당시 한국 여성 역시 아프리카 여성들과 같이 기본권이라는 개념을 알지 못했으리라.

새마을운동의 선진적 의식과 진취적 정신에 감동하며, 새마을운동이 지구촌의 성평등 실현에도 기여하고 있음에 자부심이 충만해졌다.

 

이원영 영남대 국제교류팀장은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국제정치학 석사, 영남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영남대에서 새마을국제개발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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