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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읽기 세상읽기(244)-꾹저구] 송강이 붙여준 440년된 이름...숙취 미용 효과
[생물읽기 세상읽기(244)-꾹저구] 송강이 붙여준 440년된 이름...숙취 미용 효과
  • 교수신문
  • 승인 2019.06.1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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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선조 13(1580) 松江 鄭澈이 강원도관찰사로 재임할 때다. 그가 강릉연곡지역을 순방했을 적에 주민들로부터 접대 받은 음식이 있었으니 꾹저구탕었다. 하필이면 그 무렵에 바람이 많이 불어 고깃배가 출어하지 못하여 대신 강릉 연곡천에서 민물고기를 잡아다 탕을 끓여 올렸다.

그런데 송강은 맛이 시원하고 담백하다며 물고기이름을 물었다. 주민들이저구새가 꾹 집어먹은 고기라고 대답하자 송강이그러면 앞으로 이 고기를꾹저구라 하면 되겠다.”고 하여 지금까지 그렇게 불려오고 있다한다. 여기서 저구(雎鳩)새는 겨울철새인 물수리이거나 텃새인 민물가마우지일 것으로 추측한다.

꾹저구(Chaenogobius urotaenia)는 망둑엇과의 한반도 고유종으로 成魚12~14cm 쯤 되고, 육식성으로 수서곤충이나 어린물고기 따위를 잡아먹고 산다. 그리고 꾹저구(floating goby)도 꺽지나 쏘가리처럼 육식성이라 민물고기 치고는 흙내나 비림이 덜하다.

꾹저구는 황갈색 바탕에 여기저기에 검은 반점이 흩어져 나고, 몸 옆구리에 희미한 담갈색 무늬가 세로로 2줄 줄지어 있다. 큰 머리는 상하로 눌려졌고, 몸이 뒤쪽으로 갈수록 옆으로 납작하다. 눈은 머리 위에 볼록하게 솟았고, 두 눈 사이의 간격은 매우 좁으며, 입은 큰 편으로 비스듬히 찢어지고, 위턱은 아래턱보다 길며, 혀끝은 둘로 갈라진다.

꾹저구는 등지느러미가 두 개가 크게 돋치고, 배지느러미 두 개가 하나로 합쳐져서 둥근 모양을 하는 빨판(吸板,sucker)으로 변했고, 그것으로 돌이나 바위에 척척 달라붙는다. 비슷한 종으로는 날망둑, 살망둑, 얼룩망둑 등이 있다.

강원도 영동지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어종으로, 바닷가 사람들은 망둑어를 잡아서 회를 떠서 먹기도 하고, 등을 짜개 꺼덕꺼덕 말려서 굽거나 탕을 끓여 먹는다는데 망둑어탕국하면 누가 뭐래도 꾹저구탕이다.

꾹저구는 주로 바닥이 자갈이고, 유속이 빠른 河口언저리에서 수서곤충을 잡아먹고 산다. 또 바닷물이 드나드는 汽水(brackish water)에 살면서 강물에도 거슬러 올라와 農水路에서도 시끌벅적 무리지어 노닐기도 한다.

56월 산란기가 되면 머리 아랫면과 배지느러미·뒷지느러미가 검게 변하고, 민물의 돌 밑에 산란하며, 수정란은 2주일 뒤에 부화된다. 부화 후 바다로 내려갔다가 23개월 지나 몸길이가 2~3cm남짓이 되면 강으로 되올라와 돌 밑에서 월동한다.

그런데 앞서 말한 강릉연곡(連谷)꾹저구탕은 지금도 강릉향토음식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실팍지고 통통한 꾹저구를 소쿠리에 담아 흠뻑 소금을 뿌려두었다가 조물조물 주물러 끈끈한 진을 빼고, 배를 따서 소금물에 몇 번 헹궈놓는다. 냄비에 물을 끓이면서 손질한 꾹저구를 안쳐 푹 익힌 다음에 고묵은 고추장을 풀고, 어슷비슷하게 썬 풋고추와 곱게 다진 마늘생강양념을 넣어 뭉근히 더 끓인 뒤에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고 한다.

꾹저구탕은 추어탕과는 달리 체에 거르지 않고 통째로 먹으며, 추어탕보다 맛이 훨씬 느끼하지 않고 산뜻하다. 꾹저구매운탕은 소화가 잘 되고, 다량의 단백질과 칼슘을 함유하여 미용이나 숙취에 좋으며 폐경기증후군골다공증고지혈증 등에도 좋다한다.

사실 필자도 아득히 오래 되었지만 강릉의 중고등학교 교사제자들과 꾹저구매운탕을 먹은 기억이 삼삼하게 남아있다. 강원도교육청에서강원의 자연이란 연속물(시리즈)책을 낼 적이다. 그 중 軟體動物 분야를 내가 맡았고, 그래서 각 지역의 밭가나 숲속의 달팽이(陸産貝)와 강이나 바다에 나는 고둥조개(海産貝)를 그곳 제자교사들과 같이 채집을 하였다.

그날도 제자들이 초주검이 되도록 강릉주변 바다채집을 끝내고, 점심으로 꾹저구탕을 먹잔다. 도통 금시초문인 음식이름에다 내심 호되게 찌는 이런 날에 해괴망측하게 웬 탕을 먹자는 가하고 마음에 차지 않았지만 以熱治熱이 아닌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단숨에 진국 한 그릇을 뚝딱하고 담배도 피울 겸 선들선들한 바람을 쐬러 마당에 나왔는데 티브이에서김일성이 급사특집방송을 한답시고 난리다. 그날이 바로 199478일이었다.

그리고망둑어 제 새끼(동무) 잡아먹는다.”고 망둑어는 육식성에다 먹새가 되우 좋아 된통 허기지면 제 새끼도 잡아먹는다. 동족끼리 잡아먹기나 식인풍습, 대기업의 소기업 흡수 따위를 cannibalism이라한다. 망둑어의 일종인 꾹저구도 행태가 다른 망둑어와 그리 다르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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