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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보다 방향
속도보다 방향
  • 교수신문
  • 승인 2019.05.27 15: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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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병리사’를 꿈꾸던 필자는 실습 중에 대학원에 진학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여 취업의 길 대신 실험실 생활을 시작하였다. 사실 돌아보면 학업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학위를 받으면 좀 더 취직하기 쉽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지 않았기에 실험실 생활은 녹록치 않아서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 항상 의심을 하였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한 평생을 살면서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실험실 생활을 하면서도 독립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싶은 욕심이 차츰 생기면서 나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과 열정을 가진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재활의학’으로 전공을 바꾸어 박사학위를 시작하였다. 두 분의 박사과정 지도교수님, 실험실 일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 덕분인지 목표의식은 점차 더 뚜렷해져서 진정성 있게 연구하면서 실험실 생활을 즐기고 있는 행복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독일 철학자 괴테는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Life is a matter of direction, not speed)”,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 간디는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의미 없다 (Speed is irrelevant if you are going in the wrong direction)” 라고 하였다. 처음부터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실험실 생활에 임한 것이 아니었기에 필자의 속도는 다소 느린 편이다. 하지만 행복한 여성과학자가 되어야겠다는 방향을 인지한 이후에는 느린 속도임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연구에 대한 간절함을 가지고 앞으로 한 걸음씩 나아갔다. 그 결과 ‘척수 손상 후 뇌에서 일어나는 후성 유전학적 및 유전자 발현 변화’라는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으면서 감사하게도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에서 시상한 우수학술상 수상 뿐 만 아니라 한국연구재단의 박사후국내연수사업에도 선정되었다. 이 모든 것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현재 중추 신경계의 손상 및 치유에 대한 기전 규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필자에게는 이렇게 방향을 잘 이끌어주신 세 분의 은사님이 계신다. 석사 과정 지도교수님이신 이혜영 교수님, 박사 과정 지도교수님이신 김성훈 교수님과 조성래 교수님의 격려와 가르침 덕분에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세 분의 은사님께 항상 존경과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연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박사후국내연수사업을 지원해주는 한국연구재단과 연수기관인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학문후속세대의 시선’을 쓸 수 있게 기회를 준 교수신문, 연구 환경에 도움을 주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 가족처럼 동고동락하는 실험실 동료들에게 항상 감사드리며 더 큰 발전을 기원한다.

백아름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박사후연구원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글로벌의생명학과에서 재활의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척수 손상 후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학적 기전, 반복자기자극의 치료 기전 등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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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꼬맹이 2019-05-27 17:09:11
멋진 글입니다..! 인생의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것에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