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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서로를 혐오하는가
우리는 왜 서로를 혐오하는가
  • 교수신문
  • 승인 2019.05.2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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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냥꾼의 사회 | 석승혜, 김남옥 지음 | 북저널리즘 | 106쪽

 

한국 사회에 혐오의 메시지가 난무한다. 엄마는 아이를 식당에 데려왔다고 '맘충'이 되고, 노인들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틀딱충'이라 불린다. 사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대신, 차이를 문제로 규정하고 배제하는 혐오의 논리가 먼저 작동한다. 이제 한국 사회의 혐오는 마이너리티만을 향하지 않는다. 세대나 성별, 계급은 물론 거주 지역, 취향, 외모, 직업까지 차별의 이유가 된다. 사람들은 남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박 탓에 모든 관게에 우열을 매기;고, 나보다 열등한 대상을 혐오하며 자존감을 찾는다. 지금까지 혐오는 태극기 부대나 일베 청년 등 문제 집단의 일탈 행동으로 치부돼 왔다. 이런 시각은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일부 집단을 비난하고 단죄하는 접근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한국 사회 구성원의 다수가 혐오에 노출돼 있다. 한국 사회에서 혐오가 관계의 기본값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차별과 혐오라는 현상 뒤에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불안이 있다고 말한다. 불안은 생애 과정 내내 지속되며 그 기저에는 '한국 사회에서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존의 두려움이 있다. 불안이라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디 않으면 혐오와 차별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은 질문은 하나다. 과격한 표현 뒤에 양극화와 학력주의,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 표현이 아니라 메시지에 귀 기울이면 이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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