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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가장 장엄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곳은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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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신문
  • 승인 2019.05.2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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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종교와 철학의 역사에 대하여
하인리히 하이네 지음 | 태경섭 옮김 | 회화나무 | 360쪽

 

나라나 민족의 차이가 그들의 역사와 관습을 반영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프랑스인들이 '몸의 민족'인 반면 독일인은 '사유의 민족'이라는 낭만적 통념도 이에 근거한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곳에서 통념과 사실은 일치하지 않는다. 독일에서 감각이 늘 예외였던 것도 아니고, 프랑스라고 사유가 항상 에외였던 것도 아니다. 따라서 서로 다른 표현 방식이 동일한 결론을 내린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독일의 종교개혁과 철학의 전개 과정을 일별하면서 하이네는 양국의 서로 다른 경험이 사실상 동일한 결과를 지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 나라에서 이워진 역사적 성과와 다른 나라에서 달성한 지적 성과가 상응한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것이다. 그가 도달한 결론은 인간의 존엄성이었다. 이 책은 인간에 존엄성에 대한 지혜로운 문인의 헌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나의 사선이 미치는 영향은 보편적일 수 있다. 하이네는 종교개혁이 끼친 영향이 종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것, 칸트의 철학이 철학에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성서가 번역됨으로써 독일의 언어가 통일될 단초가 마련되었다면, 자기의식을 정초한 철학에 의해 사유의 자유가 확립됨으로써 추상적 희망에 지나지 않았던 통일된 조국, 독일의 근대화도 현실성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근대화된 독일에 대한 열망은 문학에서 꽃을 피웠다. 종교와 철학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가지고 하이네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인간의 신성, 존엄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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