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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책의 방향
대학정책의 방향
  • 교수신문
  • 승인 2019.05.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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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각 분야에서 학계의 평가가 이루어지고 주요 언론들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지만 교육부문 특히 고등교육 정책에 대한 평가는 거의 부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법하다. 교육부문이 이 정부 정책과제의 중핵이라고 할 경제와 복지, 통일과 평화, 정치개혁에 비해 차순위라는 점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그렇지만 평가의 부재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정부가 교육무문에서 이룩한 혁신으로 내세울 것이 그다지 없다는 사실이다. 교육정책 평가에 대한 언론이나 학계의 관심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정권 교체 후에 별다른 개혁을 해내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더 무겁다고 할 것이다.

교육개혁의 과제를 안고 입각한 김상곤 초대 교육부장관이 1년을 겨우 넘긴 시점에서 교체된 것부터가 교육정책에서의 혼선을 말해준다. 대학입시를 둘러싼 물의 등 장관의 책임을 묻는 성격의 인사가 분명한 데서도 엿보이듯 문재인 정부의 초기 교육정책은 기대와는 달리 뚜렷한 개혁도 없었을 뿐더러 방향조차 서 있지 못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현안이라고 해야 할 대학 구조조정 정책에서 김상곤 교육부는 전 정부들의 신자유주의적’ ‘기업체식구조조정 방식을 그대로 채택함으로써 구조개혁 방향의 전환을 모색해온 그 간의 논의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대학교육의 공공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제기되고 교육공약으로도 내세워진 공영형 사학설립 또한 이같은 적자생존 식의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껍데기만 남게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문책성 인사의 결과 들어선 현재의 유은혜 교육부는 초기의 이같은 혼선을 만회할 개혁 추진의 의지와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유장관은 국회 교문위 활동을 통해 교육현안에 밝다는 점이 청와대의 인선과정에서 강조되었다. 실지로 교문위 위원 시절의 유장관은 사학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취임 후에도 비리사학의 척결을 중요한 정책방향으로 삼았다. 새 정부 2주년을 맞이해서 한 언론사(한국일보)와 가진 최근 인터뷰에서도 사학비리 문제에 대한 원천적인 대책을 강조하였다. 사학문제는 한국 교육에서 고질화된 것으로, 사립이 대부분인 대학만이 아니라 고등학교나 유치원에서도 끊임없는 사회문제가 되어왔기 때문에 교육부장관으로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지는 당연한 것이다. 실제로 유장관 스스로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있는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화 조치도 사학문제에 대한 장관의 소신이 어느정도 반영된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일보가 향후 교육부의 지상 과제가 사학비리 척결이라고 정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러나 사립대학의 비리 문제가 현재의 대학상황에서 최우선적인 정책과제인가는 극히 의심스럽다. 현재 대학의 핵심적인 사안이자 정책과제는 대학 전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임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향후 10년 이내에 현재 대학의 규모를 3분의 1 혹은 그 이상으로 축소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의 방향에 따라서 대학의 모든 문제들이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주지하다시피 현재의 2주기 구조조정은 물론이거니와 이어질 3주기 구조조정에서도 전국 대학들의 줄세우기를 통한 적자생존 방식의 정책이 변화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현재의 구조조정 방식이 지속되면 모든 폐해와 불이익은 하위권으로 평가된 대학들, 주로 지방 사립대를 비롯한 군소대학에 집중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대학 순위에 따른 부익부빈익빈은 더 심해지고 한국 교육의 공정성과 선진화를 가로막아온 과도한 서열구조는 더 공고해질 것이다. 경영위기와 폐교 위험에 직면한 사립대학들에서는 편법이 기승을 부리고 이것이 비리를 부르는 악순환이 예상된다. 군소사립대학에 구조조정을 집중시켜 부실을 가속화시키면서 사학비리 엄단을 내세우는 것이 과연 올바른 정책방향이며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인가? 이같은 방식은 하위권 대학에 재직하는 교수들이나 재학 중인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비교육적이기도 하다. 사학비리를 근본적으로 척결하기 위해서라도 엄단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사립대학의 공영화를 중심으로 대학 구조조정의 정책방향을 전환하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지관 논설위원/덕성여대·영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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