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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장을병 정문연 원장
인터뷰 : 장을병 정문연 원장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3.07.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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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운영 합리적 개혁

 

개원 25주년을 맞아 한국학연구의 매카로 다시 태어나는 정문연의 장을병 원장을 지난 2일 최영진 교수신문 주간(중앙대 정치학)이 만났다. 대담은 정문연 원장실에서 이뤄졌다.

△개원 2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4반세기 동안 정문연은 한국학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정문연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지난 80년대 군부정권과 유착으로 인해 적지 않은 오해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한국학과 민족문화발전에 정문연이 이룩한 업적은 온당히 평가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민족문화백과대사전'은 우리민족의 정신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위대한 업적으로 이 하나만으로도 정문연이 한국민족문화발전에 기여한 공로는 크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수년 전 내부 구성원간의 갈등이 외화되면서 학계에서 정문연의 장래에 대한 우려를 하기도 했는데, 2001년 9월 취임한 이후 어느 정도 안정된 분위기가 조성된 듯 합니다.
"저는 취임 후 '민주적 운영'을 실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제가 그래도 민주화 투쟁에 앞장선 사람인데 민주주의 원칙을 버릴 수 없죠. 구호가 아닌 실천을 통해, 그리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과 원칙에 의해 정문연을 운영하려고 했습니다. 개혁도 이러한 민주적 원칙에 의거해서 진행돼야지 '인위적 청산'과 같은 방식으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정문연의 가장 큰 문제는 아무래도 군부정권과 관련된 불행한 기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문연이라는 명칭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군부정권과 유착혐의도 정문연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고서는 해소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改名작업을 진행중입니다. 현재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명칭은 '한국학중앙연구원'입니다. 개명과 함께 더욱 중립적이고 학구적인 연구작업을 꾸준히 진행한다면 새로운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문연 개혁안은 주로 어떤 내용을 담고있습니까.
"일부에서는 정문연이 인적 청산을 포함한 획기적인 개혁을 단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개혁은 새로운 비전과 원칙에 기반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 사회와 시대가 요구하는 공동의 연구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연구자들은 자기 편한 것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공동의 연구방향 속에 개별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중심기관의 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정문연이 발전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연구평가제도와 명퇴제도를 도입해 자연스럽게 연구진이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혁이 주요 내용이 될 것입니다.

△보다 구체적인 전망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민족문화백과사전이라는 위대한 업적이 가능해던 것은 70년대말, 80년대 우리 문화에 대한 재발견, 즉 민족주의의 재발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세계화시대를 맞이해 우리는 민족문화의 뿌리에 대한 연구와 정리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즉 '민족문화백과대사전'이 민족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줄기와 같은 것이라면, 우리 민족문화의 뿌리가 되는 '향토문화'를 발굴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 정문연에서는 민족문화백과대사전에 버금가는 '향토문화대전' 편찬사업을 추진중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사업은 우리 민족의 근원인 고구려와 발해에 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북한 사회과학원과 발해사공동연구를 발의해둔 상태이고, 러시와 중국의 발해연구자를 초빙해 연구를 심화시킬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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