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트런드 러셀이 고대 그리스철학부터 현대 분석철학까지 서양 철학사를 분석적 방법으로 꿰뚫은 『러셀 서양철학사』가 전면개정판으로 나왔다. 국내 독점 출간 10년을 맞아 새롭게 디자인된 전면개정판에서는 판형 및 제본방식 등 형식뿐만 아니라 역자가 1년 넘게 오역이나 비문 등을 바로 잡거나 예스러운 문장을 다듬는 등 재번역에도 공을 들였고, 60여 점의 관련 도판과 전문학자의 친절한 해설을 추가하는 등 내용면에서도 큰 변화를 도모했다. 이 책은 기존의 철학 책과 달리 저자의 고유한 철학적 관점과 참신한 분석적 방법으로 수많은 철학자의 사상을 일관되게 해석하고 비판한다. 또한 철학이 사회문화나 정치적 환경과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했는지 종교, 수학, 과학 같은 다른 분야와 연결해 보여준다. 고대와 중세와 근현대를 지배한 철학적 주제를 각각 찾아내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논평 속에는 철학적 통찰력과 예리한 분석력이 번뜩이고, 러셀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전반에 흐르고 있어 단조로운 통상의 철학사 책보다 읽기 쉽고 재미있어 서양 철학사의 정전으로 인정 받고 있다. 러셀에게 철학은 분석적 방법을 통해 확실한 지식을 얻고자 노력하는 여정이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는 세밀히 조사하고 기초 원리를 끈질기게 검토하고, 근거가 옳지 않다면 어떤 전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역자 서상복 교수는 러셀의 이런 끈질긴 연구 방법 덕분에 오늘날 중요하다고 여기는 철학적 주제가 러셀의 여러 저작에서 이미 검토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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