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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위기, 정부가 '융합' 처방 내놨다
인문학 위기, 정부가 '융합' 처방 내놨다
  • 허진우
  • 승인 2019.04.25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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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부처 인문사회 학술생태계활성화 방안
단순 연구비 지원 탈피, 올해만 2300억 투입
학문의 경계 허무는 지원으로 자생력 키우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경기도 수원 광교 푸른숲도서관에서 열린 '인문사회 학술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경기도 수원 광교 푸른숲도서관에서 열린 '인문사회 학술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문재인 정부가 한국 인문학을 살리기 위한 걸음을 내딛었다. 뿌린 씨가 제대로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작은 의욕적이다. 교육부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3개 부처가 함께 ‘인문사회 학술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준비했다. 올해만 약 2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며, 2022년까지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문제의식을 공감한 덕이다. 그동안 사회 전반에서 요구한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하지만 인문학 연구자의 취업의 어려움 등으로 생활에 어려움이 컸다. 때문에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금전적 지원을 위한 연구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인문사회 학술생태계 활성화 방안’은 인문사회 분야 연구지원 강화 및 사회 진출 다변화,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인문사회과학의 역할 확대, 개인과 공동체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생활 속 인문사회과학을 중점 추진분야로 설정했다.
단순히 연구자에게 지원하는 데 주력했던 시선을 인문학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회 전반에 전파될 수 있도록 인문사회 학술생태계를 활성화해 자생력을 갖추는 데로 이동한 것이다. 사회적 수요 확대와 함께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지원 강화도 이어가는 모습이다.
연구지원 확대를 위해 박사후(포닥) 국내연수, 학술연구교수, 시간강사연구지원사업 등 기존 지원 사업을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가칭)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속이 없는 연구자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대 개선에 나선다. 지금까지는 대학 등에 소속되거나 추천을 받아야 지원 신청이 가능했다. 또 연구자가 연구과제 수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내 강연, 교육 등 다양한 역할도 할 수 있도록 길을 넓혔다.
이를 위해 대학 내 국가가 지원하는 인문사회연구소를 지속 확대 설치에 노력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최소 2명 이상 전임 연구인력을 의무 채용해야 한다. 우수연구소는 20년 장기 지원도 가능하다.
인문 연구자의 다양한 사회 진출로도 모색한다. 2020년부터 인문사회연구자지원센터(가칭) 및 성장단계별 맞춤형 경영교육 및 컨설팅 등 지원으로 강연, 출판, 융합 콘텐츠 등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의 성공모델을 발굴할 예정이다. 문화원 등 지역 생활문화시설에서 교육 강연을 기획 운영할 수 있도록 하며, 인문사회 전공자를 대상으로 ‘과학문화 아카데미’도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반짝 관심이 아닌 지속적인 성장을 독려할 지원계획이 필요하다는 게 중요하다. 이에 정부는 융복합 카드를 꺼내들었다. 인문사회와 과학기술의 상호작용을 통한 혁신적 연구, 사람 중심의 과학기술 실현, 과학기술 연구개발 기획단계에서부터 인문사회 연구자의 참여 등을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인문사회와 과학기술의 상호작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국 아스펜연구소는 초당적 씽크탱크로 ‘경영자세미나’는 플라톤, 공자, 홉스 등 철학을 공부하고 토론에 나선다. 구글 등 실리콘밴리 IT기업들은 철학 박사를 자문가로 채용하거나 CPO(Chief Philosophy Officer) 직위를 만들었다. 이에 비해 국내 융복합 연구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요자 맞춤형 한국어 교육포털 제작, 모바일 가상학교를 통한 청소년 정신건강 진단 및 훈련시스템 개발 등 단기적인 조치에 그치고 있다. 이에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0년부터 융합연구 지원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연구개발에 법적, 윤리적, 사회적 영향을 인문사회분석(ELSI)를 포함하고, 기술영향평가 대상 기술에 대해서도 ELSI를 실행하는 등 인간 중심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또 국민 수요 맞춤형 생활인문프로그램과 대학 연구소와 연계한 질 높은 인문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고전번역원의 ‘시의 온도’ 등과 같은 고전과 문화유산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교육용 앱, 문화유산 실감 콘텐츠 체험관 조성 등도 추진한다.
유은혜 부총리는 “인문사회 학문은 사회의 모든 영역에 사람을 중심으로 두고 있다. 3개 부처가 힘을 합한 방안이 학술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인문사회 학술의 성과들이 국민의 삶 속에 스며들어, 국민이 느낄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방안 실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미를 밝혔다.
허진우 기자 happ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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