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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불법 복제 근절 "학생이 먼저다"
대학가 불법 복제 근절 "학생이 먼저다"
  • 허진우
  • 승인 2019.04.25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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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 만든책 복사 안돼" 캠페인
"대학생들 인식변화 급선무" 호소
민관 출판 관계자들이 대학교재 불법복제 근절을 위한 캠페인을 열고 대학생 의식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대한출판문화협회
민관 출판 관계자들이 대학교재 불법복제 근절을 위한 캠페인을 열고 대학생 의식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대한출판문화협회

 

‘불법 복사하는 그 책은 여러분의 선배들이 다니는 출판사가 만든 책입니다.’
대학가의 교재 불법 복사 및 복제 근절을 위한 캠페인에서 출판 관계자들이 강조한 문구다. (사)한국학술출판협회,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대한출판문화협회 등 민간 출판단체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저작권보호원 등 관계부처는 신학기를 맞아 대학가를 직접 찾아 재학생들에 불법 복제 근절을 호소했다.
대학교재 출판 관계자들이 민관 합동으로 대학교재 불법복제 근절을 위한 캠페인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대학교재 불법복제와 관련해서는 판매업자를 중심으로 단속을 벌여왔다. 하지만 불법복제 유통이 근절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시선을 다르게 가져가게 된 것이다. 바로 불법복제 교재를 구입하는 대학생들의 인식 변화를 유도하고 나선 것이다.
과거 경제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이 복사된 교재를 활용하거나 하는 일 등을 사회적으로 눈감아 주기도 했다. 바로 교육이라는 대전제 아래 ‘불법’을 묵인했던 것이다.
시대가 달라졌다. 저작권의 개념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면서다. 하지만 여전히 대학교재 불법복제에 대한 사회적 시각 변화는 미약하다. ‘공부하겠다는 데’ 혹은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는 식으로 책임을 학생에게 돌리지 않았다. 학술출판인들은 이런 인식이 불법복제를 양산하는 시발점이 됐다고 보고 있다.
불법복제를 관리 감독해야 할 정부의 대학가 단속도 학생을 향하고 있지 않다. 대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불법복제 교재를 사용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대학교재 불법복제 이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의 51.6%가 불법 복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엄격히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 대학생 2명 중에 1명은 범법자가 된다. 단속 공무원들이 수요자인 학생들을 문제삼는 데 소극적인 이유다.
그런 상황에서 불법 복제는 감시가 더욱 어려워졌다. IT 환경이 발전하면서 대학가 주변에서 복사나 제본책을 구하는 것은 점점 보기 힘들다. 북스캔 등을 통해 불법교재를 파일로 주고받고 있다. 점점 단속은 힘들어지고 있다.
찾는 사람이 있으니 파는 사람이 있는 법. 이에 관련단체는 대학생들의 인식 개선에 더 힘을 쏟기로 결정한 것이다. 실제 지난 3월 학술출판 관계자 및 출판단체들은 전국 450개 대학에 불법복제 근절 현수막과 포스터를 부착했다. 또 전국 50개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불법복제 근절 안내문을 배포했다.
한국학술출판협회는 “대학생들이 불법복제 교재 사용이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동임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인다. 대학생들의 잘못된 인식을 뿌리뽑고 출판 저작권에 관한 정당한 권리를 알리는 데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대학교재 불법복제는 도서의 저작권에 대한 권리 침해로 출판산업 침체를 불러오는 단초가 된다. 특히 학술출판계는 치명타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학술도서 출판 시 1000부 판매를 손익분기점으로 볼 때 200부 판매도 어려운 게 현주소다. 학술도서 출판계가 무너지면 국내 학술계도 손해다. 교수와 학생 등 대학가 모두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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