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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면직된 교수 구명 위해 법정에 선 두 명의 원로교수
[초점] 면직된 교수 구명 위해 법정에 선 두 명의 원로교수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3.07.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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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 박선영 교수 면직 부당하다"

박이문 교수, "연구실적 부족은 박 교수를 쫓아내려고 꾸민 이야기"
김대만 교수,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에 등재된 논문을 재평가하는 몰상식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승진에서 탈락해 면직됐던 포항공대 박선영 교수(인문사회학부)의 승진 탈락 원인이 '연구 실적 부족'때문이라는 대학 측의 주장과는 달리 임용 과정에서 학부 교수들과의 갈등, 인사 규정에 어긋난 승진 심사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박 교수 복직 운동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승진 연한을 앞두고 승진 불가 결정을 받아 지난 2월 28일자로 면직 당했던 박 교수의 '조교수 승진거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최종심리 공판에서 포항공대에 재직했던 김대만(전 전기공학과)·박이문(전 인문사회학부) 두 원로 교수의 법정 증언에 따른 것이다.

다음 내용은 인터넷 신문 'UNEWS'(www.unews.co.kr)가 지난 4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2민사부(재판장 이준호)에서 열린 박 교수의 공판을 현장보도 한 내용 가운데 일부이다.

지난 1997년 박 교수의 첫 임용 당시 포항공대 대학원장으로 교원인사위원에 재직했던 김대만 교수는 "포항공대는 학과별로 자체 인사규정을 만들고 사전에 충분한 토론을 거친다"라고 전제한 뒤 "본인이 승진 심사를 요청하면 으레 심사를 진행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인문학부는 심사 자체를 거부했고,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에 등재된 논문을 재평가하는 몰상식한 일이 벌어졌다"라고 증언했다.

김 교수는 또 "강의 집약적인 인문학부의 경우, 논문과 강의 평가라는 최소 승진 조건에 결정적 하자가 없을 경우 승진이 되는데 박 교수에게는 그 외 추가적, 개별적 승진 조건이 강요됐다"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와 같은 인문학부에 근무하며 학부 인사위원으로 재직했던 박이문 교수는 "임용 당시 학부 교수들과의 관계 문제로 승진 심사 거부로까지 확대됐다"면서 "대학 측이 주장하는 연구업적 부족은 구실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또 "첫 임용 당시 졸업한 학부(덕성여대), 박사과정(중국 남경대)이 명문대가 아닌 점이 지적됐는데 어느 교수는 출신 학교 문제로 강력하게 반대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라며 "나 또한 서울대 출신 교수를 선호했지만 공개 강의를 듣고서는 박 교수를 최종 선택했다. 당시 그 자리에 참석했던 부총장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라며 학부 교수들과의 갈등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박 교수는 "학부 교수들이 처음부터 박 교수를 반대했고, 연구실적 부족은 대학이 박 교수를 쫓아내려고 꾸민 이야기에 불과하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원로 교수들의 증언에 대해 학교측 변호사는 "박 교수 승진 심사 거부는 두 교수가 대학을 떠난 후에 발생해 승진 심사 과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점, 증언한 대다수 사실을 박 교수로부터 전해 들었던 점"등을 거론하며 반대신문을 진행했다.

2시간여동안 진행된  최종 심리를 마친 판사는 "현재 박 교수는 임용 기간 만료 상황인데 교원의 법적 지위 여부가 판단의 관건"이라면서 "박 교수가 승진 심사 과정에서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교원 지위가 없으면 아무런 적용을 받을 수 없다"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최종 공판 결정은 아직 미정인 상태다.

한편, 법정 증언에 나선 두 원로 교수는 "포항공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지만 박 교수 문제를 접하면서 인간적 양심을 속일 수 없고, 그동안 투명하게 적용해 온 인사 규정에 어긋나는 사태가 벌어져 진실을 밝히기 위해 증언대에 섰다"라고 증언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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