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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대학입학정원 오히려 늘어
수도권대학입학정원 오히려 늘어
  • 김재환 기자
  • 승인 2000.11.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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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09 14:36:47

정부가 수도권의 인구분산 정책의 일환으로 수도권 대학의 정원 억제 정책을 펴왔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대학의 입학정원은 97년 이후 올해까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이재정 민주당의원이 공개한 자료 ‘대학입학정원 증가의 문제점’에서 드러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97년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수도권의 대학은 97년에서 98년까지 7천28명, 98년에서 올해까지 모두 1천19명의 정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영삼 정부 말기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대학입학정원이 국공립대 1천5백60명, 사립대 2만1천5백30명이 증가, 이에 따라 수도권 대학의 정원증가도 두드러졌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1백81명 감소한 것에 비해, 같은 기간 국민대(4백70명), 건국대(3백명), 고려대(50명), 연세대(3백34명), 숭실대(2백13명) 등은 증가했고, 경희대의 경우는 8백95명, 세종대는 무려 9백20명이나 늘어났다. 국공립대로서는 서울시립대가 유일하게 97년 이후 올해까지 65명의 정원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결과는 지방대의 정원미달 사태나 수도권의 인구집중이 심화되어 새로운 신도시를 건설해야하는 현실을 두고 볼 때, 정부가 정책적 혼선과 모순을 스스로 노출시킨 결과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재정 의원은 “현재 지방대학은 정원이 미달되는 등 재정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어 ‘지방대학육성방안’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돌이켜볼 때, 이는 교육관료들이 앞을 내다보지 못한 정책의 주요사례라 할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97년 이후 대학입학 정원은 꾸준히 증가세에 있어 천안대의 경우, 97년 입학정원 6백10명에서 98년에는 배가 넘는 1천5백80명으로 늘어났고, 올해에는 1천9백70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입학정원의 증가는 정원증가에 따른 전임교원의 충원이나 교육기반시설의 확보와 같은 인프라 구축이 뒤따르지 않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위덕대의 경우, 99년 정원대비 올해 입학정원은 2백40명이 늘었으나, 교원확보율은 62.1%에서 49.7%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의원은 “대책없는 정원증가로 지방대의 몸집은 커졌을지 모르나, 영양분을 제공하고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는 자원을 만들지 않음에 따라 부실을 방조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김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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