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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복사' 대가는 더 비쌉니다.
'불법 복사' 대가는 더 비쌉니다.
  • 허진우 기자
  • 승인 2019.04.03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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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싼 전공서적

신학기의 대학가는 범죄가 판을 친다. 바로 교재 불법 복사다.
교수와 학생 모두 저작권을 침해하는 범죄행위임을 알면서도 눈을 감거나 쉬쉬하기 일쑤다. 경제적 이유로 학생들이 교재를 구입하기 보다 불법 복사로 눈을 돌리고, 교수들은 학생 사정을 이해한다는 이유로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시대를 맞아 아예 교재를 통째로 스캔한 뒤 디지털 파일로 공유하는 일도 쉽게 볼 수 있다.

명백한 범죄행위다. 저자와 출판사가 있는 책을 전체 10% 이상 복사하면 저작권 위반이다. 또 교수가 자신의 책도 아닌 다른 저자의 책의 제본을 맡겨두고 학생들이 살 수 있도록 하는 일 역시 저작권법 위반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측은 “저작권자 동의없는 전공서적 제본은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하는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정부는 강력한 단속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불법복제 시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은 3월4일부터 29일까지를 대학교재 불법복제 행위 집중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저작권 특별사법경찰과 저작권보호원의 현장조사팀 등 50여 명으로 특별단속반을 구성해 권역별 단속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정책 담당자는 “고가의 서적도 불법복제 되어 몇천 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서점에 납품된 교재는 불법 복제로 인해 1∼2권만 팔리고, 대부분은 반품되는 등 불법 복제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하다. 단속기간에는 저작권 특별사법경찰관과 저작권보호센터 단속요원 등 총 45명을 투입하여 주야간, 공휴일 구분없이 강력하게 단속할 계획이다. 이로써 대학가 주변에서 상습적으로 일어나는 출판물 불법 복제 행위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라고 단속 의지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단속에서 최근 3년 동안 3회 이상 적발된 업소나 1회 단속 시 불법 복제물이 100건 이상 적발된 업소에 대해 모두 입건해 형사처분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특별단속반은 지난해 출판 불법복제물 총 302건, 1만5545점을 대학가에서 적발했고 계도·예방조치 2275건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대학가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전공서적 가격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절반 가격에 구입 가능한 불법 복제물을 활용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실제 대학생 절반 이상이 불법 복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은 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 실시한 ‘대학교재 불법복제 이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6%가 불법복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구입 교재 중 4권 중 1권은 불법복제 교재이며, 그중 절반은 전자파일(47.5%)로 나타났다. 전체 제본(32%)과 부분 복사(26%)가 뒤를 이었다. 대학생들의 전자기기 활용이 많아지면서 종이보다 파일로 교재를 보는 일이 많아진 때문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불법복제 경험이 있는 대학생 대부분이 저작권법 위반임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불법복제물을 이용했던 응답자 10명 중 8명(76.3%)이 범죄행위임을 알고 있는 것이다.

단속보다 인식 및 문화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불법복제가 범죄행위임을 알리는 한편 대학가 스스로 불법복제 행위를 멀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사)학술출판협회는 대학교육협의회 등과 협력해 집중단속 기간 동안 전국 450개 대학에 불법복제 근절 현수막과 포스터를 부착하고 전국 50개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불법복제 근절 안내문을 배포했다.


허진우 기자 happ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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