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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法의 '옳지만 슬픈' 판결
大法의 '옳지만 슬픈' 판결
  • 허진우 기자
  • 승인 2019.03.27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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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 전업-비전업 강의료 차별은 부당"

국립대학 안동대 음악과 시간강사 한 모 씨는 지난 2014년 3월 학교측으로부터 강사료를 반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3월 강사료 64만원 중 40만원을 되돌려달라는 것이다.

학교측은 한 씨와 시간강사 근로계약을 맺을 때 강의료 단가를 전업 시간강사로 보고 시간당 8만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한 씨가 부동산임대사업자로서 건강보험공단 지역사업자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강의료 단가를 비전업 시간강사 기준인 시간당 3만원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강사료 반환 이유를 들었다.

이에 한 씨는 시간강사를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분해 강사료를 차등지급하는 것은 부당한 차별적 대우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처분의 무효·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한 씨의 패소였다. 하지만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은 한 씨의 손을 들어줬고,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대구고등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최종 결론까지는 시간이 있으나 이번 판결에 대한 교육계의 반응은 기대보다 걱정이 더 많다. 강의료 하향평준화 우려 때문이다. 대다수 대학들은 안동대와 마찬가지로 예산 상 이유를 들어 전업과 비전업 시간강사들의 강의료를 차등지급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전업과 비전업 시간강사 강의료를 동일하게 지급하게 된다면 전업 시간강사 강의료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모 대학 시간강사 김 모 씨는 “현재 국립대학은 4만~5만원 정도, 사립대학은 2만~3만원 정도 강의료 전업과 비전업 강사료 차이가 있다. 1개월 기준으로 20만~4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는 의미다. 전업과 비전업 시간강사 강사료가 동일하게 적용된다면 전업 시간강사들의 수입이 줄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전업 시간강사들의 생활이 불안정한 데 더 어려워질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법조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재판부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폭넓게 해석한 진일보한 판결이라 것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남녀 간 임금 차별을 막는 것에서 시작했으나 지금은 모든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재판부는 “전업 의미가 대학교에 전속돼 일해야 한다는 뜻인지 시간상사 외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인지 강사료 외 다른 소득이 없어야 한다는 뜻인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사료를 근로 내용과 무관한 사정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사용자측 재정상황은 시간강사 근로내용과 무관해 동일한 가치 노동을 차별적으로 처우하는 데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근로계약에 전업과 비전업을 구분해 강사료를 차등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더라도 균등대우 원칙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위배해 무효다”라고 판단했다.

법조계는 판결에 의미가 있으나 실제 적용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판결이 사회에서 바로 적용되기에는 각각 사업장 별로 해석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허진우 기자 happ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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