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4-25 18:09 (목)
대한민국의 사이비 보수주의
대한민국의 사이비 보수주의
  • 정용길 논설위원/충남대·경영학
  • 승인 2019.03.25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정론]

역사와 사회를 바라봄에 있어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보수와 진보이다. 두 가지 개념을 학술적으로 정의하고 특징을 설명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상식적인 차원에서 접근해 보고자 한다. 현재는 과거의 노력과 희생의 산물이고, 꽤 바람직한 모습이기 때문에 전통을 중시하고 현재의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보수이다. 반면에 현재보다는 미래에 더욱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비전을 갖고 지금의 모습을 변화시키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입장이 진보라 할 수 있다. 두 가지 이념 어느 것이 우월하지 않다. 새가 날기 위해서는 두 날개가 필요하듯이 역사발전에는 두 가지 관점이 모두 유효하다. 

보수주의자와 비슷하면서 현실에서 혼돈되는 것이 기득권 세력과 수구적 집단, 더 나아가 극우 세력이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일제 식민지 치하에는 친일 반민족 세력으로서 일본에 기생하고, 해방 이후에는 미국과 독재 권력에 빌붙어 지금까지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다. 현재의 분단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남북의 대립과 적대관계를 강화하려는 사람들이다.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변화와 개혁에 저항하면서 기존 체제를 치열하게 붙잡고 있는 집단이다. 이들은 공공선보다 사적 이익을 지키려는 것이 일차적 목적이기 때문에 따뜻하고 품위 있는 보수주의와 구별된다. 개인의 자유와 경쟁을 말하지만 현재의 불공정한 제도적 틀 속에서 반칙과 특권에 길들여진 사람들이다. 보수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사이비 보수주의자들이다.  

우리나라의 보수 세력을 대변하는 정치 세력이 자유한국당이다. 이들의 최근 행태를 보면 보수라고 하기에 너무 천박하고 반민주적이고 퇴행적인 행태를 보인다. 광주민주화 운동을 모욕한 국회의원 3명의 망언은 우리나라의 근본 질서를 흔드는 반역사적이고 비민주적인 작태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들을 징계할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 국민들에게 더욱 실망과 좌절감을 안겨준 것은 이들에 대해 책임을 묻고 징계를 해야 할 한국당 대표의 기회주의적 행태이다. 당 대표 선거과정에서 탄핵을 부정하거나 박근혜 전대통령의 석방을 운운하는 것은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는 너무 옹색하고 치졸하다. 국민의 직접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 하는 원내대표의 막말 속에 품위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다. 헌정질서를 부정하고 친미 사대주의에 매몰된 태극기 부대에 질질 끌려 다니는 한국당에서 진정한 보수주의를 읽을 수 없다. 집회현장에서 성조기를 흔드는 이들의 모습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은 찾을 수 없고, 극우주의자의 폭력적 모습만이 보일 뿐이다. 

촛불혁명을 통해 드러난 국민의 염원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의 적폐를 제도적으로 인적으로 청산하는 것은 시대가 요구하는 과업이자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의 선결조건이다. 선거에서 승자독식의 폐해를 최소화하면서 국민의 다양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충실히 반영하는 선거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 공수처 설치를 통해 국회와 검찰, 그리고 경찰 등 권력기관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통제를 해야 한다. 재벌과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공정한 복지사회를 만들어 달라나는 것이 시대정신이다. 냉전과 적대의 역사를 끝내고 한반도에서 평화와 번영의 역사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사이비 보수주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따뜻하고 품위 있는 진정한 보수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들에 의해 선거혁명을 통해 쟁취해야 한다. 그것이 촛불의 완성으로 향하는 길이기도 하다.
 

 

정용길 논설위원/충남대 경영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