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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호 새로나온 책
제955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9.02.2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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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의 내일을 묻다
개인의 삶과 행복의 미래는?

■ 초예측: 세계 석학 8인에게 인류의 미래를 묻다
   오노 가즈모토 엮음 | 유발 하라리 외 7명 지음 | 정현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32쪽

현대 문명은 정점을 지난 것인가? 인류의 운명을 좌우할 거대한 변화가 가속되고 있다. 사피엔스에겐 어떤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붕괴의 징후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며, 인류 문명이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국면에 진입할 순간이 머지않아 보이는 이례적인 분기점 앞에서, 이제 기존 데이터를 토대로 패턴을 도출해 미래에 외삽하는 식의 단기적 예측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변화의 방향과 강도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미래를 적극적으로 사유할 수 있게 돕는 지혜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국제 저널리스트 오노 가즈모토가 그런 지혜를 지닌 세계 석학 8명과 우리 문명에 다가올 지각변동들을 날카롭게 통찰하는 대담을 엮은 책이다. 『사피엔스』의 저자로 인류의 앞날을 고민하는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와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의 저자이며 세계적 문명 연구가 재레드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인공지능 연구가 닉 보스트롬, 인재론 권위자 린다 그래튼, 경제학 대가 다니엘 코엔, 노동법 전문가 조앤 윌리엄스, 인종사학자 넬 페인터, 전 미 국방부 장관 윌리엄 페리가 인류 문명의 내일과 미래 우리의 삶과 행복에 대한 생각을 나눈다. 아무도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의 예지를 통해 미래의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으면 현재 해야 할 일은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탐욕스럽게 질주하는 ‘서열 사회’
수직지향적 삶을 수평지향적 삶으로

■ 바벨탑 공화국: 욕망이 들끓는 한국 사회의 민낯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84쪽

강준만 교수가 ‘바벨탑 공화국’으로 상징되는 한국 사회 전반의 문제를 다룬 책이다. 그에게 있어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바벨탑은 “탐욕스럽게 질주하는 ‘서열 사회’의 심성과 행태, 서열이 소통을 대체한 불통사회를 가리키는 은유이자 상징”이다. 욕망의 내재와 분출로 응축된 이 바벨탑은 같은 인간들 사이에서 더 높은 서열을 차지하기 위한 각자도생형 투쟁을 상징한다.
우리 사회는 주거지만 서열화되어 있는 게 아니다. 대학 입시에서부터 취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다 서열화되어 있다. 서열 없는 나라는 없지만 심각한 건 서열 격차다. 한국은 사회적 약자에게 매우 가혹하며, 그 결과 우리 사회는 누구에겐 천국이지만 누구에겐 지옥이 되어버렸다. 상생을 거부하는 탐욕을 건전한 상식으로 만든 사회, 그 상식을 지키지 않는 게 오히려 문제가 되는 사회,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강준만 교수가 집중하는 의제는 탐욕이 빚어낸 병폐와 그늘이다. ‘사회’는 없고 오직 ‘나와 내 가족’만 생각하는 ‘바벨탑 멘털리티’에 근본 문제가 있는 것이라 진단하는 저자는 이러한 문제들의 상당 부분은 기존의 수직지향적 삶을 수평지향적 삶으로 바꾸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오직 경쟁 일변도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기존의 발상에 ‘협력’과 ‘공존’이라는 가치를 주입시켜야 한다고 제언한다.


정치적 지식인으로서의 벤야민
박탈당한 전통 되찾기

■ 희망은 과거에서 온다: 김진영의 벤야민 강의실
   김진영 지음 | 포스트카드 | 360쪽

이 책은 철학자이자, 벤야민과 아도르노 연구자였던 고(故) 김진영 선생이 남긴 “발터 벤야민과 근대성”이라는 대중 강연을 녹취하고 정리해 출간한 첫 번째 강의록이다. 벤야민은 서구 자본주의의 절정기가 급작스럽게 1차 대전과 2차 대전으로 치닫고 있던 유럽에서 서구 문명의 몰락을 끝까지 지켜보며 기록하다가 자신의 운명까지 바친 지식인이었다. 이 강의의 목적은 벤야민이라는 사적 인격체를 궁금해 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의 난세와 지적으로 맞서야 했던 한 정직한 지식인의 정신영역들에 대한 지도를 그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강의를 통해 발터 벤야민이라는 철학자의 삶과 사상뿐만 아니라, 벤야민을 매개로 근대성을 신화, 종교, 정치, 육체, 예술, 대도시와 연관시켜 고찰한다.
저자의 강의를 통해 깨어난 벤야민은 저자의 벤야민이다. 그는 벤야민을 불러내 “과거 사람들과 현재 우리 사이의 은밀한 약속”을 이야기하고, 우리 안에 존재하는 “메시아적인 힘”을 북돋우려 한다. 그는 슬픔에 몰입하는 멜랑콜리커로서 자신 안에 있는 “메시아적인 힘”을 길어 올려 참담한 현 시대를 읽어내고 수집하며 대결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벤야민 스스로 말한 것처럼, 벤야민을 읽는 것은, 그리고 벤야민을 읽는 사람은 스스로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난쟁이 꼽추’가 되어 가는 과정을 돌아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문명의 최소단위는 문화 유전자
세계화는 문명의 융합

■ 문명의 융합
   이한구 지음 | 철학과현실사 | 366쪽

‘세계화는 문명의 융합’이라는 논제를 정당화하고자 한다. 저자에 의하면 문명은 3중구조로, 중심부는 종교, 예술·문학, 철학 등 인간과 사회, 세계에 관한 근본적인 신념체계로 구성된 부분이고, 중간 부분은 정치, 경제를 비롯한 사회적 체제이며, 가장 바깥 부분이 과학·기술 영역이다. 중심부로 갈수록 특수성이, 바깥 부분으로 갈수록 보편성이 지배한다. 또한 문명의 여러 부분들은 자연발생적인 것과 의식적으로 창조된 것, 그리고 이성에 기반을 둔 것과 정의에 기반을 둔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자연발생적 영역은 생물학적 유전자가, 의식적 창조 영역은 문화 유전자가 중심이 되는 영역이다. 이성에 기반을 둔 영역은 보편적 기준의 논의가 비교적 용이한 반면, 정의에 기반한 영역은 개성화의 추구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는 이 영역에서도 융합은 거부할 수 없다. 문명은 동질적인 문화 공동체로서 그 최소단위는 문화 유전자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문명은 결국 특정한 문화유전자의 유기적 집합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문명 개념을 바탕으로 논제의 정당화를 위해 저자가 구성한 세 개의 세부 논증은 첫째, 문명충돌론이나 문명공존론은 모두 닫힌문명에 기초해 있으며, 둘째 정보혁명은 닫힌문명 대신 문명융합을 불가피한 상황으로 만들며, 셋째 문명융합은 문화유전자의 진화론적 기제에 의해 설명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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