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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연단 5주년 특별 대담_ 학문과 교육의 미래,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열린연단 5주년 특별 대담_ 학문과 교육의 미래,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 교수신문
  • 승인 2019.02.2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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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창 “정보화한다고 대학 강연 대체 안 돼 … 오관으로 느끼며 공부해야”
- 오세정 “불평보다 직접 고치려는 노력해야 … 사회책임 다 하는 공부 필요”
▲ 열린연단 5주년 특별 대담 전경   (사진제공=네이버문화재단)
▲ 열린연단 5주년 특별 대담 전경 (사진제공=네이버문화재단)

- 열린연단 5주년 특별대담: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오세정 서울대 총장
- 학문과 교육의 미래,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오늘날 대학 교육에서 정말 필요한 지식과 교육을 하는 것인지, 우리 사회에서 공교육이 과연 의미 있는 교육을 하는 것인지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인문학, 기초과학의 위기 담론의 확산과 더불어 제도권의 여러 가지 교육 시스템도 많은 도전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인간 수명이 길어지면서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 사람들을 ‘공부’의 길로 인도하면서 다양한 강연과 교양교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네이버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은 강연 프로젝트 5주년을 맞이해 지난 16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학문과 교육의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특별 대담을 진행했다. 이 날 특별 대담은 열린연단 자문위원장인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와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대담자로 모시고 이승환 고려대 철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그밖에 유종호 전 연세대 석좌교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등도 참석해 열린연단 5주년 축하의 말을 전했다. 유종호 전 연세대 석좌교수는 “국민-학문-정치의 수준, 이 3자가 같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 나라가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라고 말하며 “우리 사회에 좀 더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열린연단을 처음 구상할 때의 발상이었다며 5년간 그래도 비교적 짜임새 있게 진행되고 있지 않나” 열린연단 5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지식백과 콘텐츠를 만들며 지식 대중화를 위한 작은 생각에서 시작한 열린연단이 벌써 5주년을 맞이했다”며 “변화가 대세인 오늘날 시대에도 학문적 수준을 유지하며 ‘쉽게 가지 않는 강연 시리즈’로 열린연단 강연이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담은 학문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와 현실적으로 먹고사는 데 도움이 되는 공부, 이 둘을 연결할 방법은 없을지, 위기와 변화 앞에 놓인 우리 사회의 교육과 학문의 오늘과 내일을 깊고 폭넓은 시각에서 진단했다. 또한 지난 1일 임기를 시작한 서울대 오세정 총장이 대담자로 참여해 공부와 교육에 대한 좀 더 현실적인 생각도 엿볼 수 있었다. 특별 대담 내용을 요약해본다.

- 열린연단 강연 프로젝트는 지난 5년간 모두 234회의 강연이 열렸다. 출발 단계에서 기획 과정이나, 취지, 방향은 어떠했는지, 현재 시점에 지난 열린연단의 5년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김우창: 일반 대중이 지식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문 자체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수천 년의 생활 지적 습관을 바꿔야 됐고 또 지난 수십 년 동안에 모든 것이 바뀌는 세상을 경험했다. 이것을 종합해 지적인 학문으로 모든 사람이 얘기할 수 있는 화제로 바꿔야 된다. 일반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학문적 기준을 낮추지는 않는 그런 강연 시리즈를 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또한 학문의 전 영역, 인문사회과학 전부 담으려고 노력했다

▲ 열린연단 5주년 특별 대담.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사진출처=네이버문화재단)
▲ 열린연단 5주년 특별 대담.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사진출처=네이버문화재단)

오세정: 우리나라에서 사실 고급문화로서의 교양교육이 이렇게 있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열린연단처럼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까지 아우르며 깊이 있는 지식 콘텐츠를 얘기를 했을 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할까 사실 굉장히 회의적이었는데 열린연단이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과학 강연도 제가 자문위원으로 있을 때보다 훨씬 늘어나 역시 내가 떠나니까 잘 되는구나 (웃음) 생각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 전문가를 섭외하는 일이다. 강연의 수준을 유지하면서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계속 끌 수 있는 관건은 결국은 좋은 스피커, 즉 전문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남한테 자기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전문가를 섭외할 수 있느냐가 제일 관건이 아닌가 생각한다.

- 오늘의 대담 주제로 들어가면 인간 수명이 늘어나면서 공부를 통해 자기실현을 도모해야 되는 필요성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왜 지속적으로 공부를 해야 되는가.

김우창: 먼저 부정적인 얘기를 하자면 공부는 괴로운 것이다. 괴롭다는 것은 사람이 모자라기 때문에 괴로워지고 모자란 데도 불구하고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은 세상이 복잡해지니까 그렇다. 요즘 세상일수록 공부가 필요한 것은 서로 얽혀서 살기 때문이다. 사회가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공부해야 될 게 많아진다. 물질적으로 편리해지면서 정신적으로 굉장히 괴로운 사회가 되어간다. 공부를 하게 되면서 문제 중의 하나가 몸을 안 쓰게 되는 거다. TV로 모든 것이 정보화되어도 대학에서 하는 강연을 전부 대신할 수 없다. 공부라는 것도 손도 쓰고 몸도 쓰면서 오관(五官)으로 다 느끼면서 이렇게 공부를 해야 하지, 머리만 앉아 손가락 끄덕끄덕해 가지고 스위치만 눌러 가지고 공부하는 것 이게 제대로 된 것 같지는 않다. 우리의 기능을 전체적으로 동원하는 공부를 해야지 모든 것을 기호화하고 AI로, 로봇으로 바꿔 버리고 이런 것이 정말 편한 사회이겠느냐. 마음이 편하지도 않고 스스로 넓어지는 것도 아니다. 

긍정적인 면을 얘기하면 공부가 근본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사람에게 호기심이 있기 때문이다. 호기심은 인간 전체와 우주 전체에 사람 마음을 열어주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게 굉장히 많은 것 같지만 결국 공부를 하게 되면 알게 되는 것은 ‘세계는 알 수 없는 것이다’를 깨닫게 된다. 또한 사람이 자기 자신, 인간 그리고 세계에 대해서 좀 더 조심스럽게 대하게 된다.

- 지적 호기심의 충족, 세계에 대한 인식 등이 공부의 본래 본연의 목표라면 현실은 또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최근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한국 사회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우리 교육의 문제점이 있다면 무엇이고 또 어떻게 하면 공부 본연의 목표를 추구할 수 있을까.

오세정: 사실 공부를 하는 게 먹고살기 위해서라고 많이 얘기를 한다. 과거 국가가 공적 교육을 의무 교육을 하게 된 게 일할 때 필요한 지식을 빨리 습득을 시키겠다는 목적이 굉장히 컸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도 나왔지만 과연 자기의 자아가 실현되느냐 하는 게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결국 우리 교육을 유교에서 얘기하는 식으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이다’라고 하려면 지금처럼 살아가기 위한 도구로서의 교육보다는 조금 더 근본적인 교육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 열린연단 5주년 특별대담. 오세정 서울대 총장  (사진출처=네이버문화재단)
▲ 열린연단 5주년 특별대담. 오세정 서울대 총장 (사진출처=네이버문화재단)

우리 대학 교육의 문제점 중의 하나가 우리가 기르고자 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학마다 특징이 있으니까 당연히 달라야 될 텐데. 우리가 뽑을 인재상이 무엇인지 서로 합의할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요즘 우리 사회가 초연결 사회가 되면서 굉장히 외롭게 느끼는 사람도 많고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이념적인 갈등도 많다. 리더가 되려면 적어도 타인을 이해하고 타인과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된다. 이런 공부가 굉장히 중요하다.

- 그동안의 우리 교육은 무작정 외우는 주입식 교육이었다. 교육 현장에서는 자기 의견을 말하는 토론식 교육을 진행하기 어렵다고도 한다. 대학에서 학생을 뽑는 선발 기준 또는 교육 방식은 굉장히 주입식·암기식 교육에 의거한 것이고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요하는 교육·선발 등이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는가.

오세정: 우리 교육은 주어진 문제는 잘 푸는데 문제를 발견하는 것은 어려워한다. 이게 한국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발견하는 것, 그것이 창의력이고 ‘보는 눈’인 것이다. 적어도 학문계에서 독창성을 갖도록 하는 게 교육의 굉장한 중요한 숙제인 것 같다. 우리나라 교육, 구체적으로 입시 제도도 너무 객관성을 따지다 보니까 선생님이 가르친 문제에 대해서 시험 문제 내고 그러다 보니 정말 농담까지 베끼는 학생이 점수는 잘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점수 잘 받는 게 앞으로의 학계를 벗어나거나 아니면 다른 곳에 가더라도 절대 잘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 창의력 교육 관련해서 자녀들의 가정교육은 어떻게 시키셨는지 궁금하다. 특히 김우창 선생님 둘째 아드님은 옥스퍼드대학 석좌교수로 세계적인 수학자이기도 하다.

김우창: 농담을 붙이면 아들의 친구 하나가 공부를 잘해서 ‘공부를 잘해서 참 좋다’ 얘기를 하니까 ‘뭘 공부를 잘 하나요 시험 선수죠’ 그렇게 답을 해서 참 그게 맞는다고 생각을 했다. 요즘 시험 선수를 기르는 교육이 주로 우리나라에서 하는 교육이라 생각한다. 우리 집 경우는 교육이 되었는지 어땠는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방치’하는 게 교육이 되었으면 되었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 앞으로 과학기술이 선도하는 시대에 학문의 향로가 어디로 가는지도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까 한다. 이제는 정보가 넘쳐서 제대로 된 학문의 길을 찾기 힘들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과학기술의 시대, 학문과 교육의 방향은 어디로 향하고 있으며 그에 대해 우리 사회와 개인이 어떻게 맞이하고 대처하면 좋을까.

김우창: 오늘날 사회는 산업성이 있는 공부를 시켜야 된다고 하는데 그것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한 가지 생각해야 될 것은 학문이라는 게 자립적이고 독자적이라는 것은 살려야 된다. 경제적인 이해관계에 지배되지 않고 독자적인 학문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문적인 교육·연구, 산업체와의 협동 연구 그리고 학문 상호 간의 교류가 대학 교육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세정: 우리가 학문하면서 빠지지 않아야 할 함정이 너무 자기 논리에 빠져 정말 본질적인 것을 놓치고 지엽적인 것에서 끝나는 일이 가끔 있다. 기초 학문의 경우에는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전체 큰 본질에서 고민이 필요하다. 학제 간 연구가 잘 안 되고 있는 이유는 목표가 분명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학제 간 연구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문제가 굉장히 구체적이고 여러 사람이 붙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지금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우리 대학에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싱크탱크를 만들어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붙어서 연구하면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한편 열린연단은 오는 3월 9일부터 <삶의 지혜>를 주제로 50회 차 여섯 번째 강연 시리즈를 이어간다. <삶의 지혜> 강연 시리즈는 주로 개인의 인간적 성장과 관련하여, 어떻게 해야 보람 있고 성숙한 삶의 실현이 가능할 것인가, 삶의 단계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문제를 여러 전문가들을 모시고 살펴볼 예정이다. 강연자로는 이윤성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장, 김광현 서울대 건축과 명예교수, 김현경 문화인류학자,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 등이 나선다. 새로운 강연 프로그램 일정과 강연 청중으로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열린연단 홈페이지 (openlectures.naver.com/wisdomlist)에서 직접 확인 및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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