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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챈드라 X선 망원경, 우주의 비밀 푼다
NASA 챈드라 X선 망원경, 우주의 비밀 푼다
  • 고현석 기자
  • 승인 2019.02.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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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잃어버린 질량’ 발견 청신호
▲ WHIM을 포함한 우주의 주요 구성요소들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진화했는지 보여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그래픽. (사진제공=나사)
▲ WHIM을 포함한 우주의 주요 구성요소들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진화했는지 보여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그래픽. (사진제공=나사)

빅뱅 직후 만들어진 수소, 헬륨 등의 우주 구성물질 약 3분의 1은 현재의 우주에서는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최근에는 이 사라진 물질(‘잃어버린 질량’)이 초대형 필라멘트(우주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의 구조)의 따뜻하거나(10만 켈빈 온도 이하) 뜨거운(10만 켈빈 온도 이상) 은하간 공간(WHIM)에 존재한다고 추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확립된 이론이 아니었다. 하지만 미 하버드 스미소니언 우주물리학 연구소, 콘콜리 천문대, 헝가리 에오트보스 대학 연구팀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최근 나사(미 항공우주국)의 챈드라 X선 망원경 등의 관측결과를 분석해 WHIM을 이루는 뜨거운 구성요소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를 찾아냈다. 연구결과는 <우주천문학 저널>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을 이끈 오르쇼여 코버치 박사는 “이 잃어버린 질량을 찾는다면 우주물리학 최대의 문제  하나를 풀어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성과 행성 같은 물질을 구성하는 물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질량은 도대체 우주 어디에 숨겨져 있는 것일까”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현재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주에는 태양이나 은하를 포함해 양성자나 중성자로 구성된 보통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5%가 채 되지 않는다. 나머지 95.1%는 아직도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다. 연구팀이 밝혀내려고 하는 잃어버린 물질은 이 5%의 약 3분의 1의 소재다.

연구팀은 챈드라 X선 망원경을 이용해 퀘이사에 이르는 경로에 존재하는 필라멘트를 관찰했다. 퀘이사는 엄청난 중력을 가진 블랙홀이 급속하게 팽창하면서 주변 물질을 집어삼키는 에너지에 의해 형성되는 거대 발광체를 말한다. H1821+643라고 불리는 이 퀘이사는 지구로부터 약 34억 광년 떨어져 있다.

이 연구는 WHIM의 뜨거운 가스 성분이 필라멘트와 관련이 있다면 H1821+643 퀘이사에서 나오는 X선의 일부가 그 뜨거운 가스 성분에 의해 흡수될 것이라는 추론에 기초하고 있다.

이 연구의 문제점은 WHIM의 흡수 정도가 퀘이사에서 나오는 X선의 전체 양에 비해 너무 적다는데 있었다. 서로 다른 파장의 X선들의 스펙트럼 전체를 조사할 때 이런 약한 흡수 신호를 무작위적인 파동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X선 스펙트럼의 특정 부분에만 집중함으로써 극복했다.

연구팀은 “산소 관찰 결과를 모든 종류의 원소에, 관찰 지역의 데이터를 우리 우주로 확장시킨다면 잃어버린 물질의 전체 양을 산출해 낼 수 있다”며 “최소한 이번 연구 결과로 보면 일ㄹ어버린 물질은 최근의 추측대로 결국 WHIM 안에 모두 숨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랜들 스미스 박사는 “가까운 미래에 연구팀은 같은 방법을 다른 퀘이사에 적용해 결국 우주의 신비를 풀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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